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한국에 10년내 5조원 투자"

[the300] (상보) 손정의 회장, 朴대통령 면담…"한국 청년, 유학·인턴십·창업 지원 추진"

이상배 기자 l 2016.09.30 18:25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글로벌 벤처투자의 귀재'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3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앞으로 "10년내 IoT(사물인터넷), 인터넷, AI(인공지능), 모바일, 스마트로봇, 전략 분야에서 한국에 5조원을 목표로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IoT, 인터넷, AI 등은 우리나라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인 만큼 한국 기업과 소프트뱅크그룹이 협력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2000억원 규모의 '반도체펀드' 사업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반도체펀드는 반도체 관련 창업기업 또는 중소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삼성전자, SK, 산업은행 등이 출자해 조성 중인 펀드로, 올해말을 목표로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손 회장은 반도체펀드가 투자한 기업에 소프트뱅크가 공동 투자하거나 해외진출 파트너십을 통해 연계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손 회장은 한국 청년들에게 해외 취업기회를 제공해달라는 박 대통령의 제안에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청년의 유학, 인턴십, 기업가 양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미 소프트뱅크그룹은 2009년부터 국내에서 '대학생 벤처기사단'이란 이름으로 유망벤처기업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한편 손 회장은 이날 박 대통령에게 자신의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을 설명했다. 몽골 사막에서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해 아시아 각국에 전력을 제공하는 내용의 구상이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도 좋은 대안"이라며 "동북아 국가들을 전력망으로 연결하면 역내 평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우리 정부가 집중 육성 중인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신산업과 자율주행차, AI 등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 우리 정부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지속적 규제개혁 등 투자촉진 정책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손 회장을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방한한 손 회장은 29일 오후 서울 삼성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2시간 가량 사업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계 일본인인 손 회장은 1981년 자본금 1억엔으로 직원 2명과 함께 소프트웨어 유통 및 IT(정보통신) 투자 기업인 소프트뱅크를 설립, 오늘날 연 매출액 9조엔(약 100조원)의 그룹으로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최근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Most Influential) 50인' 명단에서 25위에 오르기도 했다.

손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그룹은 일본의 2위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 콥, 미국 4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와 야후재팬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769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동안 이동통신, 인터넷 등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주로 투자해온 소프트뱅크그룹은 최근 스마트로봇, AI, IoT 등을 향후 30년간의 중점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투자 중이다. 최근엔 IoT 사업 강화를 위해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2위 반도체 설계회사 ARM홀딩스를 234억파운드(약 35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2013년엔 모바일게임 '클래시오브클랜' '클래시로얄' 등 전세계적 인기 게임의 개발사인 핀란드의 슈퍼셀에 투자한 바 있다. 최근 소프트뱅크그룹은 투자액의 약 3배에 달하는 약 12조원을 받고 중국 텐센트에 슈퍼셀 보유 지분 전체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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