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역사교과서 초고 목차 봤다"…내용 공개 처음

[the300]"남북국시대 고쳐야 한다 말했다"…일부 내용 언급

지영호 기자 l 2016.09.30 18:27
이기동 신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이 원장은 원장 선임과정에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의 추천으로 선임이 이뤄진 데 대한 유은혜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흥분해 고함을 치다 갑자기 일어나 화장실에 가는 등 돌발 행동을 하기도 했다. 2016.9.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국정 역사교과서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역사교과서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원장은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교육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역사교과서와 관련된 질의에 "통일신라와 발해의 역사를 '남북국시대'로 표현해 고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48년 이래를 제2의 남북국시대로 봐야하는데 그러면 북한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했다)"라며 "또 근현대사 분량이 많이 이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재수 더민주 의원의 질의에는 "근현대사 분량이 50%가량 되더라"고 답했다.

학자들 사이에선 이 기간을 남북국시대로 할지에 대한 견해가 갈리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남북국시대라는 표현이 발해를 우리 역사로 인정하는 의미로,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의 영토를 지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통일신라시대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원장은 손혜원 더민주 의원의 "역사교과서 편찬 심의위원이냐"는 질의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사적으로 힐끗 봤다. 분량조절 페이지만 봤다"고 답변했다.

이 원장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사진 빼면 활자수가 빈약했다"며 "빈약한 것을 내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소에 견해를 달라고 해서 사적으로 한 것"이라며 "그 자리에서 즉석에서 봤다. 보안서류라고 해서 반출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아직까지 16명의 역사교과서 편찬 심의위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역사교과서 원고본 공개를 요구를 줄곧 요구했지만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회적 파장을 이유로 극구 공개를 거부했다.

28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제출불가 소명서를 제출한 이 부총리에게 "(관련법에서 제출불가를 인정하는) 국가기밀이라고 주장할 수 없을테고,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소명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이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추후 논란이 됐다. 안 의원의 "편집·집필중인 초고를 심사위원이 아닌 사람에게 주고 의견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의에 이기봉 교육부 기조실장은 "내부절차를 확인해봐야 하지만 그럴 수 없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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