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코어보드-복지위(종합)]장관이 너무해

[the300][런치리포트-2016년 국정감사 결산(상)]

심재현 기자 l 2016.10.20 05:34

편집자주 '국감 스코어보드'는 자료충실도·현장활약·국감매너·정책대안 등 4가지 잣대를 바탕으로 머니투데이 the300 기자가 바라본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보여드립니다. 매일매일 주요 국정감사 현장을 촌철살인 코멘트와 친근한 이모티콘으로 전달해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치가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국감이 내실을 기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20대 국회 첫번째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는 식품·의약품 문제와 복지시설 인권 문제 등에서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두고 여야간 공방도 있었지만 대체로 국민의 건강과 복지에는 여야가 없다는 공감대가 탄탄했다는 평가다.

국감 초반 새누리당의 불참을 제외하면 큰 파행 없이 성실하게 진행됐지만 숙제로 남은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과 한미약품 신약 부작용 관련 의혹,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논의 등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2주 동안의 국감은 언뜻 보기에 수비형 여당과 공격형 야당의 구도였지만 똑소리를 낸 여당 의원도 적잖았다. 김순례 새누리당 의원은 한약사가 운영하는 '약사 없는 약국' 문제 등 전문영역에서 두각을 보였다. 같은 당 성일종·김승희 의원도 야당 못잖은 송곳질문으로 정부 인사들의 진땀을 뺐다.

상대적으로 이점을 안고 국감에 임한 야당에서는 역시 눈에 띄는 인물이 많았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끌질긴 질문과 대변인 출신의 달변으로 백남기씨 사인 등에서 정부 인사들로부터 예상밖의 답변을 이끌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같은 당 남인순·정춘숙 의원도 남다른 정보력과 집요한 추궁으로 국감을 국감답게 만들었다. 약사 출신의 전혜숙 의원은 미국에서는 돌연사 위험 때문에 10여년 전에 금지된 임산부 구토약 '돔페리돈' 문제를 제기해 여론을 달궜다.

국민의당에서는 초선 같은 열정을 보여준 6선의 천정배 의원과 남다른 시각으로 대구시립희망원, 전북대병원 소아사망 사건을 다룬 김광수 의원이 두드러졌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백남기 농민 이슈에서 직접 발굴한 단독성 자료를 바탕으로 고칼륨혈증·외상성 등 의료전문용어를 쏟아내면서 '국민 의료 과외 선생님'으로 등극했다. 윤 의원이 하소연하듯 말한 "저도 공부 많이 했습니다"라는 말이 회자된다.

최고의 '성실왕'은 권미혁 더민주 의원이다. 세종시, 전북 전주, 강원 원주를 오간 지방 국감장에서도 가장 먼저 출석했고 자리를 비우는 시간도 거의 없었다. 성실함만큼 질문 수준도 높았다.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찾는다는 격언이 딱 들어맞는 경우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안 파악 부족과 미숙한 답변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정 장관은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이 원격의료라고 한 데 이어 국민연금 최우선 원칙이 수익성이라고 했다가 정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야당 한 의원은 지난 14일 마지막 종합국감이 '백남기 국감'으로 흐르면서 정 장관에 대한 질문 공세가 줄자 "덕분에 많이 쉬신 것 같다"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증인으로 출석한 백남기씨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가 정 장관의 구세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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