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코어보드-안행위(종합)]성실 그러나 '대박'은 없었다

[the300][런치리포트-2016년 국정감사 결산(하)]

김태은 기자 l 2016.10.21 05:31

편집자주 '국감 스코어보드'는 자료충실도·현장활약·국감매너·정책대안 등 4가지 잣대를 바탕으로 머니투데이 the300 기자가 바라본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보여드립니다. 매일매일 주요 국정감사 현장을 촌철살인 코멘트와 친근한 이모티콘으로 전달해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치가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국감이 내실을 기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상시국감의 필요성이 절감됐던 국감이었다.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 경주 지역 지진 발생 긴급 현안보고 등을 거치며 주요 현안에 대한 이슈를 소진한 상태에서 국감이 이어졌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도 직접적 연관성이 적은 소관 부처가 대다수여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백남기 농민 사건과 관련한 살수 동영상 자료와 경찰 상황보고서 존재 확인 등 청문회에서부터 이어진 진실 규명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또한 경찰청 국감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이 백남기 농민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여야 국회의원들과 함께 조문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 안행위 국감이 거둔 성과로 평가될 만하다. 지진과 태풍 등 연이은 자연재해로 도마에 오른 국민안전처에 대해서는 따가운 질타만이 아닌 건설적인 대안이 여야에서 쏟아져 나온 것도 의미있었다. 

여야 안행위원들의 국감 태도도 성실한 편이었다. 특히 야당 의원들 대부분 국감장 자리를 거의 비우는 법이 없었다. 여야 간 목소리를 높이거나 거친 말싸움을 벌이는 일도 안행위 국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갑질 국감'을 피하기 위해 피감기관장과 증인, 참고인을 배려하는 모습은 20대 국회가 새롭게 선보인 국감 풍경이었다.




새누리당 안행위원들은 야당에 비해 소극적으로 국감에 임해 아쉬웠으나 그 중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달랐다. 꼼꼼한 자료 준비와 송곳같은 질의 태도로 피감기관을 절절 매게하면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를 확실히 보여줬다. 지방행정에 대한 중앙 주무부처의 무성의한 태도와 공무원 인사 조직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질타할 때 야당 의석에서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컨설팅형 국감'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피감기관의 역할과 지향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과제까지 짚어줘 자문위원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유민봉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을 통해 보고듣게된 현장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청와대가 아닌 국회에서 어떤 정책 비전을 제시할 지 기대된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행위 '베테랑'에서 '팔방미인'으로 진화했다. 다양한 국감 소재를 발굴하는 능력 뿐 아니라 '백남기 농민' 사건 등 여야 간 첨예한 공방이 벌어지는 정치 이슈를 주도해 나가는 솜씨, 여기에 야당 간사로서 국감 진행의 '강약'을 조절해 나가는 리더십까지 모자람이 없었다. 

김영진·김정우 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활약도 빛났다. 초선의 패기와 더불어 치밀한 자료 준비와 논리력으로 사람들이 귀기울이도록 하는 국감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로 장정숙 국민의당 의원을 꼽고 싶다.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단 1초도 자리를 비우지 않는 성실함과 피감기관장의 모두발언까지 하나하나 뒤져 문제점을 놓치지 않으려는 투지가 단연 돋보였다. 또한 초보의 미숙함에 겁먹지 않고 지적하고 싶은 바는 용감하게 지적하는 배짱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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