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분당…20년만에 4개 교섭단체 등장

[the300]새누리 비주류 30여명 27일 집단탈당키로…국회 협상, 대선 구도 변동성 증폭

진상현 우경희 고석용 김성휘 기자 l 2016.12.21 16:40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박계 긴급회동에서 새누리당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은 "회동에 참석한 33명 중 2명을 제외한 31명이 뜻을 모았다"며, "분당 결행은 12월 27일 하겠다"고 밝혔다. 2016.12.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0여명이 오는 27일 집단 탈당키로 하면서 국회가 20년만에 4개 교섭단체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4개 정당이 경쟁하면서 국회 협상이나 차기 대선 경쟁 구도도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21일 아침 긴급 회동을 갖고 분당 수준의 집단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비주류 모임의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우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며 "회의 참석 의원 33명 중 31명이 현장에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분당 결행은 12월 27일에 할 것"이라며 "날짜를 27일로 잡은 이유는 우리의 뜻이 조금 더 많은 의원들에게 전달돼 더 많은 동참을 호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동참하는 의원들이 지역당원과 국민들에게 우리 뜻을 전달할 시간도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비주류측은 탈당 규모와 관련해 현재 탈당에 동의한 인원이 35명이며 탈당일까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5선의 정병국 의원과 4선의 주호영 의원이 분당 준비위원장을 맡아 실무를 챙기기로 했다. 원외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탈당 의사를 밝혔다. 원외 당협위원장 등도 별도로 모임을 갖고 탈당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탈당을 결심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혁명을 통한 정치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국민들께서 다시 마음을 줄 수 있고 저희 자식들에게도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만들기 위해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먼저 국민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박근혜 정부 탄생을 위해 온 몸을 바쳐 뛰어왔으나 박 대통령의 불통정치는 헌법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며 "우리는 이런 상황을 목숨 걸고 막았어야 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이장우, 조원진 의원 등 주류 친박계는 "새누리당 지지세력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친박계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탈당 결정의) 번복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설득할만한 새로운 카드는 제시하지 않았다.

국회에 4개 교섭단체가 등장한 것은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으로 민주자유당-국민회의-자민련-민주당 체제가 유지됐던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정치협상 당사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상임위원회 여야 구성비율, 정당보조금까지 분야별로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의 분당으로 탈당파들이 만들 보수 신당과 여권의 유력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국민의당 등의 결합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대선 경쟁 과정에서 정계 개편 가능성도 더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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