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연기…朴대통령 "안타깝다"

[the300] 靑 "지금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이상배 기자 l 2016.12.27 17:49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교육부가 27일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적용을 1년 연기하고 2018년부터 국·검정 교과서를 혼용키로 한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안타깝다는 심경을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국회의 탄핵소추로 권한행사가 정지된 박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로부터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 연기 소식을 전해듣고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시행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박 대통령이 깊은 애착을 가졌던 사업이지만 교육부가 교육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 만큼 존중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국정 역사교과서의 전면 도입 시기를 내년 3월에서 2018년 3월로 1년 유예하고, 학교 선택에 따라 국·검정 혼용 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반대 여론에 밀려 국정화 계획을 사실상 유보한 것으로,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국정교과서가 폐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2014년 2월13일 교육문화분야 업무보고 자리에서 현행 한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야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지만, 박 대통령은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참모들에게 "교과서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청와대 참모는 "착찹하다"면서도 "대통령 권한행사가 정지된 지금 상황에서 청와대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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