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vs 유승민 '상극'…'안보관' 비교해보니

[the300][2017 대선주자 정책설문-下 정치외교안보]③

이상배 기자 l 2017.01.03 05:33



대권 잠룡들 가운데 외교·안보 분야에서 진보 색채가 가장 짙은 주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이념적으로 정반대 편엔 유승민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이 있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보수진영에 속하면서도 외교·안보 이념지표 상으론 '진보'로 분류돼 눈길을 끌었다.

◇ 진보 6명 vs 보수 3명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제외한 대권주자 10명의 설문조사 답변을 토대로 각각의 이념성향을 지표화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 설문조사 문항 가운데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이념성향을 드러내는 8개 객관식 항목의 답변이 근거로 활용됐다.

이념지표는 0을 중심으로 ±2까지를 중도로 놓고 보수성향이 강할수록 양(+)의 절대값, 진보성향이 강할수록 음(-)의 절대값이 커지도록 책정됐다. 그 결과, 대권주자 10명의 외교·안보 이념성향은 진보 6명, 보수 3명으로 뚜렷하게 갈렸다. 중도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명 뿐이었다. 경제·사회 분야에서 안희정 지사와 유 의원, 남 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4명이 중도에 몰린 것과 대조된다.

외교·안보 분야 이념 스펙트럼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건 박 시장(이념지표 -8)이었다. 박 시장은 개성공단 즉각 재가동을 주장하고,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적극 반대하는 등 대부분의 질문에 급진 진보 성향의 답변을 내놨다.

안 지사(-6)가 그 다음으로 강한 진보 성향을 드러냈다. 경제·사회 분야에서 온건한 성향을 보였던 안 지사는 외교·안보 분야에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환수에 적극 찬성하는 등 급진적 소신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경제·사회 이념지표상 가장 왼쪽에 위치했던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외교·안보 분야에선 -5로 비교적 온건한 모습을 보였다. 야권 대선주자 '빅2'로 급부상한 이재명 성남시장도 손 전 대표와 같은 -5를 기록했다.

◇ 보수잠룡 남경필 '진보' 성향

야권의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로 온건 진보 성향을 나타냈다. 문 전 대표는 개성공단 가동 즉각 재개를 주장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찬성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선 "미국과 협의해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남 지사는 진보에 해당하는 -3으로 보수진영의 주자 답지 않은 이념성향을 보였다. 남 지사는 사드 배치에 찬성한 것을 제외하곤 모든 질문에 진보 성향의 답변을 선택했다. 모병제 전환에 적극 찬성했을 뿐 아니라 전작권 조기 환수에도 찬성했다.

김 의원은 -2로 유일하게 중도로 분류됐다.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남 지사보다 오른쪽에 위치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 의원은 대부분의 질문에 온건 진보 성향의 답변을 택했지만 모병제 전환에는 반대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가장 보수적인 색채를 드러낸 건 유 의원이었다. 이념지표 7인 유 의원은 모병제 전환에 적극 반대하고, 사드 배치에는 적극 찬성하며 확고한 '안보 보수' 성향을 거듭 확인했다. 개성공단 가동 재개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 건 유 의원이 유일했다. 박 시장과는 완전히 상반된 이념성향이다. 유 의원과 박 시장의 답변이 같았던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념지표 5로 뒤를 이었다. 유 의원과 마찬가지로 사드 배치에 적극 찬성했지만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오 시장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개성공단 가동 재개의 여지를 열어뒀다. 원 지사는 3으로 중도에 가까운 보수 성향을 보였다. 다만 G2(미국·중국) 외교에 대해선 미국 친화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대중 외교보다 대미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변한 주자는 원 지사와 유 의원 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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