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미용시술 안 해"…朴대통령, 여론전 재개
[the300]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깜짝' 신년 간담회…탄핵소추 사유 조목조목 반박
이상배 기자 l 2017.01.01 18:00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 여론전을 재개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깜짝 간담회를 통해서다.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로 권한행사가 정지된 지 23일 만이다. 지지층 결집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청구 '기각' 결정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 합병-승마 지원 "완전히 엮은 것"
박 대통령은 1일 오후 청와대 경내 한옥인 상춘재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예정에 없던 신년 간담회를 가졌다. 40여분간 이어진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와 '세월호 7시간'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헌재가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탄핵소추 사유 가운데 '언론 자유 침해' 부분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 대해 박 대통령은 결백을 주장했다. 헌재가 5가지 유형으로 제시한 탄핵소추 사유는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최순실 등 비선조직의 국정농단에 따른 국민주권주의 및 법치주의 위반 △대통령 권한 남용 △언론 자유 침해 등이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 박 대통령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해 달라'는 식으로 할 것은 다 했다"며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의혹을 반박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시술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다.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오후 5시쯤까지 관저에 남아있었던 데 대해선 "현장에서 잘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형사법 위반' 혐의 가운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정조준하고 있는 삼성그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선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특검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삼성그룹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한 것과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한 것 사이의 대가 관계를 부인한 셈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모른다"
최씨 지인 소유의 KD코퍼레이션을 지원토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최씨와 KD코퍼레이션의 관계는 이번에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최씨가 청와대를 통해 KD코퍼레이션의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납품을 성사시킨 대가로 샤넬백 등 금품을 건네받았다며 최씨를 직권남용 및 강요 교사 혐의로 기소했다. 만약 박 대통령이 최씨와 KD코퍼레이션 간의 대가 관계를 알았다면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최씨 등의 국정농단에 따른 국민주권주의 및 법치주의 위반' 의혹도 "대통령의 책무와 판단이 있는데 어떻게 지인이 모든 걸 다 한다고 엮느냐"며 부인했다. 차은택씨가 자신이 최씨에게 추천해 임명됐다고 주장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대해서도 "여러 사람 중 제일 잘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임명했다"고 소명했다. '대통령 권한 남용'에 해당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언론과의 접촉을 재개한 데 대해 청와대 참모는 "분노가 강할 땐 무슨 얘기를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그동안 기자 간담회를 미뤄왔다"며 "이제는 좀 차분하게 국민들에게 사실을 설명할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말 탄핵심판 대리인단 전원과의 상견례에서 "각종 의혹들이 사실과 달리 기정사실화돼 안타깝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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