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공화주의' 보수신당 정강정책 유승민이 보인다

[the300]2015년 화제 뿌린 교섭단체대표연설-2016 분당선언문과 통해

김성휘 기자 l 2017.01.05 17:12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따뜻한 보수' '깨끗한 보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유승민 의원, 김무성 의원,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종구 정책위의장. 2017.1.5/뉴스1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중략)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돼야 합니다." (2015년 4월8일,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 

"재벌 개혁과 공정한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정의 실현과 경제 동력 회복을 위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추구할 것이다." (2017년 1월5일, 개혁보수신당 정강정책 가안) 

새누리당을 이탈한 가칭 개혁보수신당이 당의 노선 격인 정강정책을 5일 공개했다. 여론수렴을 거쳐야 할 가안 수준이지만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를 강조해 온 유승민 의원의 색깔이 짙게 묻어난다.

신당 소속 김세연 의원은 5일 ‘깨끗하고 따뜻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는 주제로 A4 종이 17쪽짜리 정강정책 가안을 발표했다. △정의 인권 법치 △경제 과학기술 창업 △안보 외교 통일 △교육 복지 노동 등의 순서로 총 7개 영역에 걸쳐 신당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대체로 시장경제를 존중하되 공정한 거래질서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일부 개입하고, 복지사각지대를 없애는 한편 안보외교 면에선 한미동맹을 최우선으로 두고 북핵 방어를 위한 국방력 강화를 내세웠다. 유승민 의원의 지론과 통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유승민 컬러를 읽을 수 있는 키워드는 '재벌개혁' '따뜻한' '공화주의' 등이다. 신당은 불공정 행위 엄벌, 기업가정신 회복, 재벌의 골목상권 진입 제한 등을 내세웠는데 이는 2015년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 속 재벌개혁 구상과 겹친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2015년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 요지. 2015.4.8./머니투데이


신당은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라는 목표를 설명하면서 "이제는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고"라고 덧붙였다. 공화주의는 2015년 교섭단체 연설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유 의원의 브랜드로 불릴 만큼 그가 자주 거론하는 정치철학이다. 공공선, 법의 지배, 시민의 자유 등이 유승민표 공화주의를 설명하는 개념들이다.

정강정책 가안의 기조는 이들이 지난달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낸 '분당선언문'의 연장선에 있다. 그런데 이 선언문부터 유승민표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선언문은 따뜻한 시장경제, 어설픈 안보 배격, 당내 민주주의를 내걸고 새누리당 강령에는 없던 경제민주화, 공화주의를 넣었다.

신당은 '유승민당' 논란이 곤혹스럽다. 1인을 위한 사당화, 비민주적 당 운영에 반대해 탈당하고 또하나의 사당을 만드는 것으로 비쳐선 곤란하다. '유승민표'란 평가를 털고자 한 흔적도 있다. 교섭단체 연설에서 소제목을 제외해도 7번 등장한 '사회적경제'는 정강정책에 한 차례도 넣지 않았다. 법인세 인상과 부자증세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있었지만 정강정책에서 일단 빠져 있다.

신당은 발기인대회 직후 의견수렴, 청년층과 전문가 대상으로 하는 별도 토론회, 온라인 의견수렴을 지속해 최종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세연 의원은 "특정 개인이나 특정 소수 의견이 아닌, 신당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 뜻을 빠짐없이 모아 최대한 반영해 작성한 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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