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 모인 孫·安 "헌재 믿는다"…개헌은 '동상이몽'

[the300]孫 "연정, 비전 같다면 열려있다" 安 "선거 전 연정 바람직하지 않아"

대구=백지수 기자 l 2017.02.24 13:12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주자가 24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순회 최고위원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2017.2.24/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를 믿는다"고 입을 모은 반면 개헌과 연정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두 사람은 24일 오전 동대구역 회의실에서 열린 당 전국 순회 최고위원회의의 지도부 모두발언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헌재에서 탄핵 결정이 인용될 것으로 믿지만 기각돼도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손 전 대표는 "헌재를 비롯한 헌법기구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은 국민의 자세고 또 정치인의 자세"라며 "헌재가 국민의 뜻을 따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탄핵안을 의결한 것도 원래 국회 뜻이 아니었고 거리의 민심이 대통령이 내려와야 한다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도 "손 대표와 비슷하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될 것으로 믿는다"며 "헌법적 절차에 의해 진행된 결과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거론되는 박 대통령의 자진사퇴설과 관련한 질문에도 두 사람은 비슷한 답을 내놨다. 손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은 진작 하야했어야 하고 지금이라도 하야해야 한다 생각하지만 지금 헌재의 의결을 앞두고는 정치적 꼼수로 하야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도 "대통령 하야는 이미 헌법 절차가 진행 중이니 헌재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함께 동의하며 개헌에 소극적인 더불어민주당도 개헌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항상 말했지만 개헌을 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도 빨리 자체안을 합의를 해서 합의된 안을 발표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에 대해 의지가 있는 후보라면 (개헌안을) 공약에 반영해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며 "(후보가) 개헌안을 내놓든 내놓지 않든 그런 것을 다 포함해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손 전 대표는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의 자세는 잘못됐다"며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가 이대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계속하자 하는 친문 세력 패권주의의 소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선되는 대통령이라도 개헌의 비전을 밝히고 그것을 국민 공약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과정에서 개헌이 중요한 국가 과제인 만큼 개헌이 이런 방향으로 돼야 한다는 기본안은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 사람은 개헌의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각각 다르게 답했다. 안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치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이번 개헌은 최소 6개월이라도 국민 공론화 과정을 꼭 거쳐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6월에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국회 합의도 각론이 다 달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에 개헌안 발표를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손 전 대표는 국회 내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에 개헌 합의를 맡기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개헌은 중요한 지표만 확정되면 단시일 내 할 수 있던 것인데 대선이 다가와 (지금은)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헌법체제에서 대통령이 되면 개헌을 자신하지 못한다"며 "개헌특위에서 국회에서 대통령 된 사람이 개헌특위를 막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나 결의를 해서 대선 후에도 제대로 권력구조를 개편하고 기본권을 확정하고 기득권을 배제해 국민주권 시대를 열어가는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여당인 자유한국당이나 구 여권 세력 바른정당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약간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손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어떤 당과의 연대를 얘기한 적은 없다"면서도 "바른정당이 박근혜 정부 탄생과 운영에 많은 책임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 더 반성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앞으로 우리나라를 어떻게 개혁하겠다는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그런 면에서는 열려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연정을 묻는 질문에 예전에 '왜 사랑 얘기를 묻느냐'는 아재개그로 답했다"며 선거 전 연정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거를 치러 승리한 정당이 다른 정당과 협치 내지 연정을 하는 것으로 선거 끝나고 하는 것"이라며 "선거 전 연정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이야말로 60여일밖에 시간이 없어 과정이 중요하다"며 "나라 살리는 대선이 되려면 정책과 콘텐츠, 나라 살리는 해법으로 경쟁해야 한다"며 "도중에 연대·고대, 연정·사랑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 기사로만 도배돼 국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