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문재인, 달랐던 그들의 '호남 메시지'

[the300][런치리포트-민주당 호남 경선]②盧 "본선 경쟁력" VS 文 호남홀대론 극복

김유진, 이재원 기자 l 2017.03.24 08:44
오는 27일 더불어민주당의 첫 지역 순회 경선이 광주에서 열리면서 각 예비후보들이 던질 호남 메시지에 관심이 모인다. 호남이 '대선 풍향계'라 불릴 정도로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에 의미가 큰 만큼, 각 후보 캠프들도 메시지 준비에 열을 올린다. 2002년 광주에서 반전드라마를 쓰며 결국 경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반면 2012년 초반부터 대세론을 달려 당선된 문재인은 "김대중·노무현의 민주정부 10년을 잇겠다"고 호소했다.


◇"부산 출신인 내가, 호남의 후보가 되어야 합니다."=2002년 민주당의 대선 광주 경선을 앞두고 예비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합동후보연설에서 이렇게 외쳤다. 

"제가 광주에서 이긴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이게 얼마나 큰 빚이겠습니까? 저 신세 갚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를 지원해준 많은 영남사람들이 여러분의 손을 함께 잡을 것입니다."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화법으로, 노 전 대통령은 잘 계산해보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광주 시민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노 전 대통령이 경선을 앞두고 광주에 던진 메시지는 '본선 경쟁력'이었다. 이인제, 정동영 등 당시 경쟁한 다른 후보들보다 자신이 이회창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집권해야만 국민의 정부가 해온 개혁을 완수하고, 중산층과 서민 위주 정책을 계속 펼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호남출신이 아니라는 최대 약점에는 "영남 후보라고 다 영남 후보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자신이 해 온 지역구도 타파 노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돌파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37년간 호남사람들 따돌리지 않았느냐'며 김대중에게 정권을 주자고 영남사람들에게 호소했다"는 말로 호남의 민심을 얻었다. 부산 출신 후보가 호남의 후보가 되면 김 전 대통령이 그렇게 원하던 '동서화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선 후보가 30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민주의 문 앞에서 광주시민에게 인사를 밝히며 대선 후 첫 광주방문의 소회를 밝혔다./사진=뉴스1

◇"민주정부 10년의 적통, 저 문재인입니다."= 2012년 민주통합당의 대선 광주전남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예비후보는 연설을 통해 "나의 정치는 노무현, 김대중 두 분 대통령의 서거로부터 시작됐다"고 호소했다. 

문 후보가 당시 호남 메시지를 통해 강조한 것은 '민주정부의 적통'이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자신에게 야권 대통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꼭 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는 말을 호남 시민들에게 전하며 "그 책임감이 나를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민주당이 참여정부에서 분열돼 결국 정권을 한나라당에 내준 원죄가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있다고 말하며 '당 쇄신'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모래알같고 응집력이 없으며 늘 분열 프레임에 갇혀있다"면서도 "그러나 새누리당 정권과는 차원이 달랐다. 부족한 부분의 성찰을 통해 이제는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광주전남 민심을 향해서는 "민주당이라고 무조건 지지해주지 않는다는 민심, 받들고 민주당 쇄신을 이끌겠다"며 "광주전남이 늘 민주당 후보를 결정해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