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전 '文 과반' 여부에 민주당 경선 판세가 달렸다

[the300][런치리포트-민주당 호남 경선]③文 55%, 安·李 35~40% 기대

최경민 김유진 이재원 이건희 기자 l 2017.03.24 08:45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더불어민주당의 '호남대전'은 문재인 후보의 '과반'을 막느냐 마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문 후보는 호남에서 55% 내외의 득표가 1차 목표다. 본선 직행의 청신호를 켤 수 있는 수치다. 안희정·이재명 후보는 최소 2위 확보를 노린다. 그러면서 문 후보와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10%포인트 정도의 격차면 기적을 꿈꿀 수 있다는 게 양 캠프의 생각이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23일 기자와 만나 "호남 경선에서 55~60% 정도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60%를 넘어도 곤란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처음부터 너무 압도적으로 이기면 경선 자체의 흥행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높게 득표율이 나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문 후보의 경선 캠프인 더문캠 내부적으로 오는 27일 예정된 호남 순회경선에서 과반 확보가 유력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친 김에 55% 이상의 득표를 올려 확실하게 기선제압을 한 뒤 ‘대세론’으로 경선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강하다. 송영길 총괄본부장을 필두로 이용섭·이춘석·김태년·강기정 등 호남출신 인사들이 총력전을 펴고 있기도 하다.문 후보측이 호남에서 '50% 이상 득표'를 노리는 것은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다.

 

민주당 경선은 다음달 3일 수도권 순회경선까지 1위 후보가 50%를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 다음달 8일 결선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 후보 본인도 선거운동 기간이 전체 2달(경선 1달, 본선 1달)에 불과한 조기대선 국면에서 하루라도 빨리 본선행을 확정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에 대한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전두환 표창장' 발언 등으로 호남 민심이 조금씩 이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남 홀대론'에 근거한 '반문(反文)정서'를 문 후보가 확실히 극복했는지도 아직 미지수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권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후 광주에서 전패했었던 기억이 선명한 것도 약점이다.

 

문 후보가 호남에서 과반을 못 얻을 경우 그가 쌓아 올린 '대세론'은 사정없이 흔들릴 수 있다. 50%를 '턱걸이' 하고, 2위 후보와 득표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2위 그룹의 안 후보와 이 후보가 원하는 시나리오다. 두 후보측은 자신이 문 후보와 10%포인트 내외에서 승부를 벌이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 호남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에 결선투표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문 후보가 50%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측 관계자도 "경선 참여층에서는 문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다"며 "결선투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과반에 실패한다고 해도, 3위에 그친 한 명은 결선투표에 갈 수가 없다. 때문에 양측 캠프는 서로 호남에서 '최소 2위'를 확보한다고 자신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 후보에 비해 앞서는 전국적 지지율을 근거로 내세운다. 김성곤·백재현·기동민 등 호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도 대거 안 후보를 돕고 있다. 이 후보는 호남 출신 인재풀은 크지 않지만, 안 후보의 '대연정' 보다는 자신의 '적폐청산'이 호남 민심에 더 가깝다고 강조한다.  

 

안 후보측은 내심 40% 득표율을, 이 후보측은 35%의 득표율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노선은 30%다. 호남에서 30%를 얻지 못한다면 향후 판세가 어렵다. 민주당의 '최대주주' 호남의 경선 결과는 향후 판세에도 강력한 영향을 줄 게 유력한다. 야권 관계자는 "호남 경선은 단지 한 개 지역의 투표 결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전국의 호남 출신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선거인단의 60% 이상이 모이는 수도권 등지에서도 호남 투표 결과가 줄 영향력이 막대할 것이다. 사실상 호남에서 승부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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