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공동정부에 홍준표도 참여"…"태상왕 모시고 3년짜리 대통령하나"

[the300](종합)안철수, "홍준표 공동정부 파트너 생각안해" 논란…홍준표, "선거연대 필요없다" 일축

김태은 김민우 고석용기자 l 2017.04.30 15:47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대선출마 선언 뒤 이를 거둬들였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로부터 제안받은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 위원장직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김 전 대표는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를 오늘부로 가동하며, 개혁공동정부는 2018년 중으로 헌법 개정을 완료하고 2020년 제7공화국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김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안철수 후보를 비판했던 것은 사실이나, 현재 후보들 중 최선과 차선이 없기에 차차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2017.4.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보수층 이탈을 막기 위해 내민 손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잡았다. 안 후보가 승부수로 던진 ‘개혁공동정부’ 카드를 김 전 대표가 구체화하는 식이다. 김 전 대표가 주도해 후보 단일화 효과를 선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 전 대표는 "안철수는 차차선(次次善)"이라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까지 참여시키는 '공동정부' 구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데다 성사되더라도 파급력이 낮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전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통합과 개혁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 업무를 맡아달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요청에 따라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를 오늘부로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또 "개혁공동정부는 2018년 중으로 헌법 개정을 완료하고 2020년 제7공화국을 출범시킬 것"이라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을 추진할 뜻도 나타냈다.

 

그는 “최선의 후보도 없고 차선의 후보도 없는데 이제 '차차선'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냐”고 했다. 안 후보로부터 공동정부 인사 추천권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다고도 밝혔다. 그는 "그렇지 않고서는 이 일을 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면서 준비위가 국민의당과는 독립적인 조직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전 대표는 “나는 공동정부준비위 위원장으로서 새 정부에 참여할 정파의 입장 조율과 인물 발탁을 위해 소임을 다할 것이고 향후 통합정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형식적으로는 안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여 개혁공동추진준비위원장을 맡지만 실질적으로는 김 전 대표가 공동정부 구성을 주도하고 안 후보나 다른 정치 세력을 공동정부의 일원으로 참여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혁공동정부의 성격에 대해서도 "모든 정파를 아우르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에도 탄핵 찬성이 상당수 있다. 그런 분들도 통합정부 의사가 있으면 참여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홍 후보도 공동정부 참여 대상이냐는 질문에 “그 분은 친박 패권세력이 아닐 뿐 더러 오히려 자기는 지난 10년간 친박 때문에 핍박받았다고 주장하고 객관적으로 봐도 그렇다”며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김 전 대표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 논란의 불씨를 낳았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홍 후보에 대해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공동정부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김 전 대표와 배치되는 의견을 나타냈다.

 

홍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우파 정권 수립의 동력을 약화하려는 책략에 넘어가지 않는다"며 "안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해주면 4자 구도에서 반드시 이기는 선거인데, 정책과 이념이 전혀 다른 정당과 선거 연대는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를 향해 "아무리 대통령을 하고 싶다지만, 상왕(박지원 대표)에 태상왕(김종인 전 대표)까지 모시고 3년짜리 대통령이 되려고 무리하는 것은 자신의 유약함만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참 딱하게 보인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조차 "그런 제안에 귀기울이지 않겠다"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안 후보는 체면만 구기는 형편이 됐다.

 

또 ‘개혁세력 vs 패권세력’의 구도가 바라는 그림이지만 ‘적폐 연대’의 덫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8일 TV토론에서 “ 정권연장을 꾀하는 적폐 정치세력들 간에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도 하고 적폐 정치세력를 포함한 통합정부를 말하는 후보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측은 이날도 “"오로지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정치공학이고 적폐연대일 뿐"이라고 맹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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