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방미, 7대 관전포인트는

[the300][런치리포트]한미정상회담(하)① 북핵 협력 골자, 사드 FTA…

우경희 기자 l 2017.06.28 04:31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7.05.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정부의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찾는 것은 9년만이다. 박근혜 대통령 때 없었던 퍼스트레이디 외교도 재개된다. 무엇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입을 놓고 경직 조짐을 보이는 한미관계를 녹일 정상회담의 의제에 관심이 집중된다. 비단 한미간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 일본, 북한이 포함된 광의의 의제가 될 수 있다. 동북아의 시선이 온통 두 정상의 회동에 집중되는 이유다.

 

10년만에 진보진영 대통령 방미 = 문 대통령의 방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9년만에 정권교체를 통해 한국에 들어선 진보진영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다. 미국 조야에서 한국의 대미 정책이 강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문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한미 관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불안감을 걷어내야 한다. 사실상 이번 정상회담을 관통하는 최대 과제가 될 수 있다.

 

청와대와 백악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혈맹'을 강조하는 일정이 다수 포함된 것이 이를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방미 첫 일정으로 6.25장진호 전투기념비에 헌화한다. 문 대통령의 부모도 흥남철수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난민이다. 함께 싸우며 피로 맺은 한미동맹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일정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참전기념비에 헌화하는 일정도 있다. 펜스 부통령의 선친은 잘 알려진대로 한국전 참전용사다.

 

정상회담 의제는 =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에는 △북핵 문제 해결 방안 △한미동맹 발전 방향 △경제 협력 및 글로벌 협력 강화 등이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 개발을 본격화한 이후 북핵문제는 한미 정상회담의 단골 이슈다. 여기에 사드 문제,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의 민감한 사안들이 추가됐다. 양국 모두 정부 교체 초기인데다 첫 정상회담인 만큼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원론적 수준의 회담이 예상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돌발 이슈를 끄집어낼 가능성도 열려있다.

 

美 무역적자 변수될까 = 오히려 폭탄은 경제이슈에서 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통상관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무역적자 분석 및 철강 안보영향 보고서가 주중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과 중국, 독일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무역적자 원인을 분석하라고 지시한 뒤 작성된 보고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FTA 재협상을 대선 기간 중 직접적으로 강조했다. 보호무역 바람 역시 문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직접적인 논의를 피하면서 원론적 수준의 협력이 상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조깅하는 모습/사진(청와대)


결정적 장면, 어떻게 연출 = 한미정상회담이 딱딱한 테이블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긴장을 풀고 레저 등을 함께 즐기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부시 전 대통령을 카트에 태우고 운전한 MB(이명박 전 대통령), 백악관 만찬에서 DJ(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귀엣말을 하는 장면, 클린턴 전 대통령과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함께 조깅하는 장면 등은 정상회담 의제보다 더 큰 우호의 메시지를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애호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방미 당시 골프회동으로 우의를 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 대신 산행을 통해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다. 변칙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문 대통령은 원칙주의자다. 상징적으로 친분을 과시할 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은 조건이다. 트럼프 악수로 유명한 악력대결 외에 긴장을 풀 수 있는 대목을 찾기 위해 양국 실무진이 머리를 싸맸다는 후문이다.

 

퍼스트레이디 외교 재가동 = 양 정상의 성향 차이만큼 배우자들의 스타일도 다르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밝고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딸 이방카 내외가 영부인보다 더 두드러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 여사가 선물과 의상 등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도 높다. MB정부 당시 김윤옥 여사는 부시 전 대통령 부인 로라 여사에게 백자 커피잔을 선물했다. 김 여사도 멜라니아 여사의 성향에 대해 조언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방미 기간 동안 교포 격려 행사는 물론 교육시설과 복지시설을 둘러볼 전망이다.

 

백악관 의전 MB-朴 첫 방문보다 한단계 위 =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는 '공식 실무방문' 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당시 '실무방문'보다 의전이 한 단계 높다. 공식 실무방문 윗 단계는 '국빈방문'이 있다.

 

문 대통령의 첫 방미는 공식 실무방문 형태다. 국빈방문 의전 절차는 생략되지만 백악관 환영만찬 등 사실상 국빈급 의전이 준비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에게 환영 만찬을 준비하는 것은 모디 인도 총리 이후 문 대통령이 두 번째다. 최고 수준의 예우다.

 

교민사회 어떤 메시지 던질까= 문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과 간담회 및 동포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예정하고 있다.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교민사회에 어떤 화합의 메시지를 던질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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