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다 빨리 뛰는 싱크탱크 만들어야죠"

[the300][런치리포트-민주연구원 사용설명서]②[인터뷰]김민석 민주연구원장

백지수 기자 l 2017.06.29 06:13

지난 27일 오전 민주연구원 사무실에서 만난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사진=홍봉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돼서 용을 쓰고 열심히 하고 있는 것처럼 민주연구원은 정부보다 빨리 뛰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전략을 연구하는 민주연구원의 수장 김민석 민주연구원 원장이 지난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김 원장은 지난달 15일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맞이한 민주당의 싱크탱크 리더로 임명됐다.

 

그는 아직 만 53세에 불과하지만 무려 정계 입문 21년차의 '젊은 원로'다. 민주당 계열의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처음 의원 배지를 단 게 15대 국회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천정배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김한길 전 의원 등 정계 거물들과 같이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여당 전략을 직접 공유하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5대 국회에서 의원회관 옆방을 쓴 동기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정치적 연륜을 갖춘 그는 집권 여당 싱크탱크 리더로서 목표를 여당이나 정치권에 한정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민주연구원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부 여당이나 개혁적 집권세력의 전략적 방향이나 정책 기조를 대변하는 '글로벌 싱크 허브(Hub)'"라고 정의했다.

 

그는 언급한 '허브'는 "좁게는 여권, 크게는 국가 전체의 싱크탱크를 연결하는 역할"의 의미를 담고 있다. 싱크탱크 간 네크워킹 작업을 국내뿐 아니라 국외, 특히 한국에 중요한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동북아와 일부 유럽·북유럽 국가 등 참고해야 할 국가들과도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원장은 "외국에서 미국 정치의 전체 흐름을 알기 위해 미국 헤리티지 재단(미국 공화당 싱크탱크)을 먼저 만나는 것처럼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 국내에도 있어야 한다"며 "이들에게 한국의 여권 세력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포지션을 정확히 정리해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에서 그는 연구원이 대변해야 할 범주와 관련해서도 "여당뿐 아니라 여권세력 전체, 당정청 전체"라며 "개별 정책 하나하나보다 중장기 전략에 집중해 연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취임 후 한 달 동안 민주연구원 내부 조직 재편에 힘썼다. 다음달 초 연구원 MT(멤버십 트레이닝) 전까지 직제 개편을 끝내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해외 싱크탱크들과 역대 미국 사령관, 주미대사 등 지속적으로 교류해야 할 인사들의 목록을 정리하고 교류 요청서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6개월 내에 국내와 동북아 정세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여권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소개할 수 있는 전문가를 연구원 내에 두겠다고도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민족과 세계 등에 대한 큰 방향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디자인해 설계하고 실행하는 아키텍트(architect·설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지난 대선에서도 전체적인 전략을 총괄하는 더문캠(문재인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을 맡아 더불어민주당을 대선 승리로 이끄는 데 한 몫을 했다. 1997년과 2002년 대선, 2002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2010년 지방선거 등 민주당의 중요한 국면에서도 항상 큰 그림을 그리는 실무 작업을 했다.

 

이같은 이력이 있는 만큼 그는 민주연구원에서도 대선 후 정치권 지형을 분석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을 준비하는 것을 숙제로 꼽고 있다.김 원장은 "대통령과 여당은 국민들의 지지라는 배를 타고 원칙과 무한한 인내라는 두개의 칼을 들고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가장 국민 주권 친화적으로 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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