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대변인 "대통령이 주선해준 집, 계단 오를때 뭉클"

[the300]경호원 관사에 거처마련 "작은 계단에도 감사"

김성휘 기자 l 2017.07.13 11:52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페이스북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충남 공주를 지역구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속버스, 또는 KTX로 서울 출퇴근을 해 '고속버스 국회의원'이란 별명으로 알려졌다. 그 덕인지 박 대변인은 서울에 집이 없다.

그를 발탁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변인 출근 첫날, 그의 거처부터 걱정했다. 문 대통령 본인이 노무현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서울생활을 시작하고는 전셋집 마련에 애를 먹었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문 대통령은 박 대변인이 살 집부터 알아보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그렇게 구한 집이 청와대 인근 대경빌라. 대경은 '대통령 경호'의 줄임말로 경호관들이 사는 일종의 관사 격이다. 박 대변인은 지난 12일 밤 페이스북에 '출근 첫 날'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이 집을 드나드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입구에는 70년대식 작은 시멘트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을 오를 때 마다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미어지기도 하며, 행복하기도 하다"고 썼다. 다양한 감정이 드는 이유는 6가지로 정리했다. 어릴적 시멘트 벽돌집을 처음 봤을 때 기억, 어린 자신의 손을 잡아주던 누나, 또 어머니에 대한 기억 등이 중첩된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님께서 구해주신 집으로 가는 길의 이 오래되고 못생긴 시멘트 계단은 제 마음의 심연을 끄집어 내는 보물"이라며 "국가와 국민과 정치를 대하는 남다른 태도로 보답하겠다"고 썼다.

그는 1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글을 올린 데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단을 오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곤 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박 대변인 글 전문.

청와대 대변인 출근 첫 날, 문재인 대통령님의 첫 인사는 저의 숙소 걱정이셨고, 이미 많은 언론에 알려졌듯, 대통령님께서 직접 대변인의 숙소를 주선해 주셨습니다. 

그 영광되고 엄청난 집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70년대식 작은 시멘트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을 오를 때 마다 가슴이 뭉클하기도하고, 미어지기도하며, 행복하기도 합니다.

첫째는, 대변인의 집 걱정까지 해 주신 대통령님의 마음이 계단계단마다 절절이 밟히는 감사함 때문이고,

둘째는, 초가지붕과 사립문 시골집에 살던 내가 시멘트 벽돌집을 처음 들어가 봤을 때의 신기함과 부러움이 생각나기 때문이며,

셋째는, 초등학교 6학년 밖에 안되던 누이가 다리아프다고 칭얼대는 2학년 나를 엄마나 된 듯이 어른스럽게 달래며 손 꼭 잡고 걷던 모습이 생각나기 때문이고,

넷째는, 누이 친구들의 머리에 논두렁같은 가르마와 댕기처럼 땋은 머리가 생기고 여학생 교복을 입을 즈음, 내 누이들은 학교가 아닌 공장으로 갔던 서러움이 생각나기 때문이며,

다섯째, 그래도 일년에  한 번 온 가족이 모이면 시끌벅적했던 추석이 그리워지기 때문이고,

여섯째, 지금 이 시간에도 당신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고생하는 줄 알고 주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허리굽은 어머니가 생각나기 때문에,

대통령님께서 구해주신 집으로 가는 길의 이 오래되고 못생긴 시멘트 계단은 제 마음의 심연을 끄집어 내는 보물입니다.

이 계단을 걸어 저 모퉁이를 돌면 플라타나스 숲길을 밝히고 있는 가로등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압니다.

대통령님께서 저에게 주신 것은 대변인이라는 과분한 역할 뿐 만 아니라, 이 작은 계단에 감사할 줄 아는 '착한마음' 입니다.

국가와 국민과 정치를 대하는 남다른 태도로 국가와 국민과 대통령님께 보답드리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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