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갈치시장 지게꾼의 아들, 대통령 선거에 나간 이유…

[the300][런치리포트- 국회 상임위원장 사용설명서]①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의 정치인생

정진우 김평화 기자 l 2017.08.10 05:26

#부산 자갈치 시장 지게꾼의 아들은 1996년, 28세의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 선거(15대 총선)에 도전했다. 야당의 불모지 부산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주의 타파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당시 부산대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그는 여당 중진 의원이 “부산지역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한 언론 인터뷰에 자극을 받았다.

 

“지역주의에 편승해 선거 승리를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아무도 출마하지 않는다면 나라도 출마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젊은 정치 지망생의 포부였다. 하지만 보기 좋게 낙선했다. 16대 총선에도 나섰지만 떨어졌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4년을 더 기다린 끝에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부산 사하을)로 당선됐다. 주인공은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이다.

 

조 위원장은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18~20대까지 내리 4선에 올랐다. 조 위원장은 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치다운 정치가 실현되고 있지 않은 현실이 싫었다”며 “정치가 국민을 가르치려고만 하는데, 국민이 행복한 정치를 위해 직접 정치에 뛰어 들었다”고 회상했다.

 

정치에 입문한지 20년이 지난 올해 3월. 그는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도전에 나섰다. 조 위원장은 "집 걱정 없는 나라, 부정부패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조 위원장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20년간의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40대 젊은 후보, 부산 자갈치시장 지게꾼의 아들 저 조경태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20대엔 정치를 바꾸기 위해 출마했고, 40대엔 나라를 바꾸기 위해 출마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비록 자유한국당 경선에선 떨어졌지만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그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조 위원장은 “국회 기재위원장으로서 청년 일자리와 노인빈곤 문제, 영세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양극화와 소득의 재분배 등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며 “여야 협치를 통해 국회가 해야할 일은 반드시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위원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집권여당 몫이었다. 나라 곳간과 세제, 공공기관, 국제금융 등 대한민국 경제의 뼈대를 챙기는 기재위는 당정간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정권교체가 갑자기 이뤄진 탓에 자유한국당 소속인 조 위원장이 그대로 맡고 있다. 조 위원장은 야당 의원으로서 기재위원장을 맡는데 대한 부담은 없다. 그는 "상임위원회는 국회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사실 그는 지난해 1월까진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당시 영남의 유일한 '야당 3선'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원조 친노‘란 별칭이 말해주듯 민주당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 자체가 그의 정체성이었다. 비주류이면서도 제 목소리를 내는 자신감도 거기서 나왔다. 하지만 당내 친문(친 문재인) 계파와 각을 세우다 탈당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도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장은 당적을 옮긴데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내가 여당에 있든 야당에 있든 국회의원 조경태의 본질은 그대로다”라며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지나치게 당파주의나 계파주의 등 프레임에 갇혀있기 때문이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 위원장은 항상 "국민들이 행복한 삶을 위해 믿고 기댈 건 정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그의 정치적 포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들이 정치 때문에 불안하고 힘들어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노자의 말씀 중에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는 표현이 있다”며 “세상이 숨을 쉰다는 건 우리가 행복감을 느끼면서 산다는 의미인데, 정치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보면 온갖 미사여구를 쓰면서 지키지 못할 말을 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며 “정치가 겸손해야하고, 더 소박해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조 위원장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그의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다. 그는 다음 대선에도 나올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정치인은 누구나 꿈을 꾸고 있으니까…”라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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