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현기차, 리콜시 한국엔 한 장 미국엔 열 장짜리 메뉴얼 보내"

[the300]

안재용 김평화 기자 l 2017.09.13 17:57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지난 4월5일 현대기아차가 자발적 리콜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에는 한 장 짜리 메뉴얼을 보냈으나 미국에는 같은 엔진 리콜에 대해 10장이 넘는 메뉴얼이 제공했다"며 "미국은 고객님이고 한국은 '호갱님'이라는 자조적 소리가 나온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하나마나한 부실 리콜"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에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지난 7월 자동차 관리법 개정돼 우리나라도 리콜 때 메뉴얼 제시토록 바뀌었다"며 "앞으로 메뉴얼따라 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미국 세타2엔진 리콜 매뉴얼' 자료와 '국토부가 확보하고 있는 국내 세타2엔진 리콜 매뉴얼'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는 미국에서 2015년 47만대, 2017년 130만대 세타2엔진 리콜 계획을 발표했고 상세 매뉴얼을 배포했다.

현대차는 2015년 '현대 쏘나타 GDI 엔진 결함 리콜 캠페인' 제목으로 10장짜리 문건을 배포하면서 "딜러는 해당 차량이 점검이나 수리를 위해 판매점에 도착할 때마다 리콜 캠페인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리콜 모범 운영 가이드' 문건에서는 "현대차는 안전한 리콜 점검을 충실히 수행하고, 필요시 엔진을 교체한다"고 했다.

각각 매뉴얼에 점검 결과와 서비스 절차가, 사진 등이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배포된 자료가 없고 국토부 역시 현대차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도 '세타2 GDI엔진 시정조치 점검 방법' 1장짜리 문건이 전부였다고 박 의원는 설명했다.

리콜 범위와 대상이 불분명하다고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리콜의 범위와 대상, 방법과 기준이 현대차 마음대로다"라며 "엔진 망가지는 사고로 큰 피해를 보니 황급히 엔진교체 했다는 제보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제대로 된 안내가 되지 않아 소비자 만족 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새정부 출범한 만큼 마음 다잡고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4월 국토부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각각 17만대, 130만대의 세타2엔진 리콜을 신청했다. 국토부는 현대차의 계획을 모두 수용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리콜에 앞서 적정성검사를 먼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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