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핵추진 잠수함' 교두보 마련…트럼프 "터프해서 좋아"

[the300](종합)美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확대 및 최첨단 무기 획득 합의

최경민, 뉴욕(미국)=김성휘 기자 l 2017.09.22 03:45
【워싱턴=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2017.07.01.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미 양국이 한반도 주변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확대 및 한국의 최첨단 무기 획득에 합의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초강경 메시지'를 호평하며 견고한 한·미공조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터프해서 좋다"고 하며 신뢰감을 보였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한국과 주변지역에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확대하자"고 합의했다. 또 한국이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과 개발 등을 하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강화하기로 했다.

회담에서 구체적인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및 '최첨단 군사자산 획득'의 내용이 언급되진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은 원칙적 합의가 이뤄진 것이고, (세부 내용은) 향후 타진을 해봐야 한다"며 "어떤 것을 팔 수 있는지 미국도 내부에서 따져보고 그래야 하지 않겠나. 원칙적인 합의를 한 것에 의미가 있는데, 실무적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진행될 한·미 간 실무적 절차의 핵심은 핵 추진 잠수함이 될 것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을 주장해왔다. 이미 지난달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핵 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거론했던 적이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정상이 핵 추진 잠수함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청와대는 "핵 추진 잠수함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줄곧 피력해왔다.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일각의 우려와 다르게 화기애애했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염두에 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전쟁은 안 된다"며 평화적 해결책을 언급한 문 대통령의 연설이 대비를 이루며 '엇박자' 우려가 나왔지만 양국 정상은 큰 틀에서 한·미공조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유엔총회에서도 대단히 강력한 연설을 해줬는데, 그런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이 아주 단호하게 대응을 잘해줬고, 한미 간 공조도 빈틈없이 이뤄져서 아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공조'에 초점을 맞춰 호평을 내린 것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추진한다는 양국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 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 및 2375호의 충실하고 철저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을 억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최고 강도의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한국을 방문하는 계기에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의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다. 예정보다 10분을 넘겨서 미국의 의전 측이 '시간이 다 됐다'는 사인을 줬는데도 양국 대통령이 계속해서 말을 나눴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의 손을 잡으면서 '아주 좋다'고 했다. 웃으면서 '문 대통령이 터프해서 좋다'고 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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