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없앤 인권변호사…이젠 적폐 청산 키맨

[the300][행정안전위원회 간사 사용설명서]①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지수 기자 l 2017.10.08 09:00



#2005년 3월2일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깊게 내려 있던 호주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민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성계뿐 아니라 전 국민의 생활을 뒤흔든 사건이었다.


호주제 폐지를 이끌어낸 인물이 바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진선미 의원이다. 그는 2000년 호주제 폐지 위헌소송 원고인단 변호를 모집 단계에서부터 맡았다. 사법고시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지 4년차때였다.


호주제 폐지 후에도 진 의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여성인권 변호사로서의 삶을 이어갔다. 그런 그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은 당시 그가 소속돼 있던 법무법인 덕수의 대표변호사였던 이석태 변호사다. 이 변호사 역시 세월호특별조사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동성동본 금혼 등 여성들에게 차별적인 법을 찾아내 문제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진 의원이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에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라고 밝힌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번역하기도 했다.


그랬던 진 의원에게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여성계로부터의 출마 요구를 거절하기란 어려웠다. 그는 "여성 대표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성계에 힘이 될 수 있다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당시 생각을 밝혔다.


그렇게 입성한 19대 국회에서 그는 행안위(당시 '안전행정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해서는 행안위 간사까지 맡게 됐다. 두 번에 걸친 의정 활동을 통해 여성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차별이 발생하는 것들을 입법으로 개선하려 애썼다.


20대 국회가 시작된 지난해 9월 발의한 성폭력 처벌 특례법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헤어진 애인에 대한 보복성 불법 동영상(리벤지포르노)를 성폭력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실제 그는 불법 음란사이트 '소라넷' 폐지에도 앞장섰다.


입법활동뿐 아니라 그는 이전 정부의 비리와 모순을 바로잡는 데에도 행동으로 앞장서고 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의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에서 간사를 맡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댓글 사건, 방송 장악 등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중이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시민들과 함께 이명박·박근혜정부의 언론 탄압을 다룬 영화 '공범자들'을 봤다"며 "그동안 계속 지켜봐왔던 것이지만 화면으로 모아서 보니 또 다른 분노가 일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야당 시절인 2013년에도 민주당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진 의원에게 의외의 면이 있다면 '흥(興)'이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는 유세차 위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영상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회자되며 지지자들로부터 '춤신춤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흥이 많은 만큼 만드는 과정이 흥겹다는 이유로 가장 좋아하는 술로 '소맥(소주와 맥주로 만든 폭탄주)'을 꼽기도 했다. 술을 같이 마시고 싶은 동료 정치인으로는 같은 당의 원로인 문희상 의원을 꼽았다. 진 의원은 "정치를 하다보면 조바심이 나고 답답할 때가 많은데 문 의원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들이 참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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