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전8승'의 3선 의원…지자체 경험 풍부한 중재자

[the300][런치리포트-유재중 행정안전위원장 사용설명서]①"여당 때 야당 의원 주장 왜 귀담아 듣지 못했을까 반성도"

백지수 김태은 기자 l 2017.10.11 04:35


'8전 8승'. 시의원 3번과 구청장 2번, 국회의원 3번 모두 승리.

 

유재중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의 선거 기록이다. 그는 국회의원으로 중앙 정치에 나서기 전까지 지방자치단체 살림을 꾸렸다. 그가 시민의 치안과 안전, 지방 행정과 지방 재정 등의 문제를 살피는 행안위의 수장이 된 것도 이같은 경력이 뒷받침됐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그는 다른 당 내 의원에 비해 비교적 소속 정당에 얽매이지 않는 시각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같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한 문제들을 중재해낼 수 있던 이유다.

 

여야가 해석에 의견이 분분한 과거 정부 '적폐' 청산에 대해서도 유 위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에 "과거 잘못된 것이 있었다면 고치고 정부가 반성해야 할 것은 반성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적폐 청산 주장에 대해 '정치 보복'이라고 날을 세우는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목소리와 결이 약간 다르다.

 

그렇다고 그가 여당 편을 드는 것도 아니다. 그는 "여당의 적폐 청산 활동이 국가 정책의 개선이 아니라 너무 사적 보복으로 비춰지면 저항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과 민심이 다 심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당제 국회의 야당 소속 상임위원장으로서 "여당으로 있을 때 야당 의원들이 강력히 주장하는 것을 왜 귀담아듣지 못했을까 하는 반성을 최근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당이든 국민 편에서 소신을 갖고 평가해야 하는데 자기 편의에 따라 움직이면 안 된다"며 "잘못된 것은 여당으로서도 정부에 질타해 줘야 나중에 더 좋다"고도 말했다.

 

그는 과거 보수 정권을 '적폐'로 규정한 여당과 현 정부를 '신(新)적폐'로 규정한 야당의 대립이 예고된 이번 국정감사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국감이 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가 다소 중립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던 것은 국회의원 첫 출마 때 ‘무소속’이었던 것과 무관치 않다. 그는 제5대 부산시의회 의원을 하다가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18대 총선에서 무소속 친박연대 소속으로 당선됐다.

 

이 때문에 한 때는 친박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골수 친박이 아니었기에 이후 19·20대 총선에서 당 내 경선을 치러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친박들과 동류로 엮이며 압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후에는 '친박'에 대해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의 타깃이 된 이명박 정부 인사에게 '당한' 기억도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과 경쟁했던 19대 총선 당시의 일이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 당 내 경선을 치르는 대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 전 사무총장으로부터 정치 공세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치 공방이 오가는 과정에서 유 위원장은 재판을 받기도 했다.

 

공세를 이겨내고도 당선된 유 위원장은 이 때문에 "잘 보일 사람은 오로지 유권자"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자신이 소속된 자유한국당이 유권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면 유리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장은 "지금으로서는 자유한국당이 어렵지만 유권자들이 실망하지 않는 후보를 내면 야당이 불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 출마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 자신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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