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자정넘게 불켜진 산업위…잠 못 이루는 '탈원전 논란'(종합)

[the300]12일 산업부 감사…野, 전력공급·원전기술 약화 우려 vs 與, 정부 정책 지원사격

조철희 기자 l 2017.10.13 01:05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업위)가 12일 국정감사 첫날 일정으로 식사를 위한 감사 정지 시간을 포함해 무려 15시간 동안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에너지 정책 분야를 감사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고, 여당 의원들은 정부 정책을 엄호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산업위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자정을 넘겨 13일 오전 1시께 감사를 마쳤다. 이날 열린 국감 중 맨 마지막에 끝났다. 장병완 위원장을 포함해 30명의 의원들 중 적지 않은 의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날선 질의를 하거나 동료 의원들의 의견과 정부 측 답변을 경청했다. 

◇野, 탈원전 우려…"전기요금 오를 것"=감사 시작 때부터 여야 간 기싸움이 거셌다. 야당 의원들이 산업부가 요청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백운규 산업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의사진행 발언을 쏟아내면서 감사 개시 1시간을 넘겨 질의가 시작됐다. 

야당 의원들은 공론화위원회의 설립과 운영에 법적 근거가 미약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후폭풍이 불가피하고,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또한 전기요금 인상, 원자력발전소 건설 기술 경쟁력 약화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인 정우택 의원은 "원전을 급속하게 중단하면 생태계가 무너져 산업 전반에 위험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도 "안정적 전기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없이 탈원전을 하겠다고 해 정권 초기부터 국민들의 불안과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론화위원회가 최종 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손해배상 청구와 구상권 행사 등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최연혜 의원은 "정부의 탈원전 홍보는 공론화위원회 공정성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원전 비중이 축소돼 전기요금 인상을 불러올 것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수요와 공급을 고려했을 때 2022년까지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전혀 없다"며 "국제유가와 같은 연료비의 급격한 변동이 없다는 가정에서는 2025년까지도 전기요금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당정 "탈원전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집권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엄호하는 데 애쓰며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백 장관도 "에너지 패러다임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의 경주 지진 이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이 변화를 무시하면서 예전 정책을 계속 이어갈 순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 탄생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인 김경수 의원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해 국민들 지지로 당선됐기 때문에 이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산업부는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해야 할 책임 부서"라며 "탈원전을 적극 홍보하고, 국민들의 인식 전환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또 박정 의원이 "알려지지 않은 핵연료 사고가 월성본부에만 40건이 넘는다"고 주장하는 등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를 정부에 당부했다. 이에 백 장관은 백 장관은 "2030년도에 신재생 에너지 비중 20%를 달성하기 위해 범부처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 등 이전 정권을 공격하기도 했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한국원자력여성이 지난 10년 간 8개 에너지 공공기관에서 매년 1억원 가량 총 10억1000만원을 지원 받았다"며 "전 정권이 정부 공공기관을 동원해 국민의 혈세로 관변 시민단체를 지원·육성해 '친 원전' 여론 확산에 주력했다"고 주장했다.

◇신고리 기업·주민 "건설 중단 피해 커"=이날 야당 의원들의 신청에 증인과 참고인으로 출석한 원전 업계 및 신고리 5·6호기 원전 지역 주민도 정부 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나기용 부회장은 "건설 공사 중단으로 3개월 동안 약 400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6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발전터빈 등 2조4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나 부회장은 "증기분야 하도급 460여개 업체, 시공 분야 200여개 업체에 6400여명 정도가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공사 중단 이후 인원들은 자택에 대기하고 있거나 내부 교육을 통해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이 신고리 공사 건설이 중단되면 기술을 유지할 수 있느냐고 묻자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건설이 안되고 해외수출 기회가 없으면 기술이 사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신고리 5·6호기 지역 주민 이용진 울주군 서생면 농업인대책위원장은 "중단하려면 수명 다하는 것을 중단해야지 왜 안전한 신고리 5·6호기를 중단하느냐"며 "만약 중단되면 주민들의 큰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연내 '에너지 전환 로드맵' 수립=산업부는 이날 국감에서 원전 산업은 해체·폐기물 등 안전관리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연내에 원전 지역 경제와 산업 보완대책 등을 포함한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수립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하고,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이 다하는 노후원전 10기의 수명 연장은 금지하기로 했다. 원전 산업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되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리한다. 다만 원전 수출은 수익성과 위험성을 엄격히 따져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백 장관은 "새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세계적 흐름과 국민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늘릴 수 있도록 입지, 수용성 등을 종합 고려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경제적 수준이 높은 국가임을 감안하면 세계적 흐름에 뒤쳐지지 말아야 한다"며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킨 장관으로 평가 받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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