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기재위, 법인세 놓고 '격돌'…궐련형 전자담배 증세안 의결(종합)

[the300]"법인세 인상 투자감소 우려" vs "낙수효과 없었다.. 법인세 정상화"

안재용 기자 l 2017.10.20 21:29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중 조경태 위원장이 아이코스, 글로와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일반담배의 90%로 인상하는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7.10.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0일 기획재정부 조세정책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법인세 인상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법인세 인상으로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비판했고 여당은 법인세 인상이 정상화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옹호했다.

또 기재위는 국감 도중 전체회의를 열어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기존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르면 다음달 7일 본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다.

◇법인세 증세, '뜨거운 감자'.. 11월 국회 전초전=이날 기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문 정부의 법인세 증세를 놓고 격돌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법인세 증세가 기업의 해외이탈이나 투자감소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전 세계가 법인세 인하 경쟁 중인데 인상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법인세는 오너가 아니라 기업이 부담하는 세금으로 주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려고 하고 있으나 OEDC 대부분의 국가는 과표구간이 1~2개이고 2개 이상 국가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도 "법인세 인상은 한국경제에 구멍을 내는 것'이라며 "세수를 늘리는 방법 중 법인세가 가장 대가가 크고 비효율적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제 비교를 해 보면 OECD 평균이 22.5%으로 우리는 그 이상으로 가고 있다"며 "(현재도) 상위 1% 기업이 법인세 75.4%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법인세 인상이 정상화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옹호했다.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법인세 인상이라기보다는 노무현 정권 때로의 정상화"라며 "2008년 이후 기업소득은 증가했지만 가계소득은 감소하며, 낙수효과가 없었던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기업 부담이 높은 것은 (해당)기업들의 소득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도 "OECD 대비해 법인세 비중이 높다고 얘기하는 것은 이면을 얘기하지 않은 것으로 (그동안) 경제성장의 과실이 제대로 중소기업과 가계로 흘러가지 않았다"며 "법인세 비중도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동연 부총리는 "정부가 이번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것은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재정소요를 대비해 상대적으로 여력있는 기업의 세금을 인상한 것"이라며 "세원확보를 통해 당면 과제를 푸는데 효율을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법인세 증세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핀셋증세'로 대표되는 대기업 증세에 대해서는 비판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복지와 국방 등으로 지출증가가 필요하다면 비전을 설명해 국민의 동의를 받아낸 후 법인세도 높이고 소득세도 높이겠다고 설득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박근혜 정권이 증세 없이 정책을 추진하려고 담뱃세 인상과 무리한 세무조사 등을 했었는데 왜 그 길을 가려 하는지 의문"이라며 "법인세 (증세)로 소득재분배가 일어나지 않고 50%는 서민에 부담이 전가되는 만큼 129개 상위 기업에 대한 이런 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말 많던 '아이코스' 개소세, 일반담배 90% 수준 증세 합의=기재위는 또 오후 국감 시작 전 전체회의를 열고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일반담배의 90% 수준인 529원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재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소세 규정이 없어 파이프 담배에 준해 신고와 납부가 이뤄졌다. 파이프담배의 개소세는 1g당 21원으로 아이코스는 현재 한 갑당 126원(6g)을 내고 있다.

기재위 결정이 나오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기재위 조세소위원회는 지난 8월22일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일반담배 수준으로 올리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다음달 전체회의에는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조경태 기재위원장은 "담뱃세 인상을 놓고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며 돌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후 기재부는 일반담배의 80% 수준의 개별소비세를 책정하는 '정부안'을 제시했다. 이 비율은 여야 협의 과정에서 90%로 바뀌었다.

한편 기재위는 아이코스를 출시한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코리아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