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치력 한계, 靑-야당 관계…홍종학 중요한 이유 Top3

[the300][뷰300]文 대통령, 네번 중 세번은 기한 다음날 임명

김성휘 기자 l 2017.11.20 14:12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임명이 임박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건을 논의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재차 보고서 채택을 요구한 기한이 이날이다.

법적으로 국회 보고서가 없어도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국무총리 등 국회 의결이 필요한 자리와 규정이 다르다. 그래도 국회 동의 없는 임명이 자연스럽지는 않다. 홍 장관 임명엔 여러 정치적 의미가 부여된다. '홍종학'은 내년, 짧게는 연말연초 정국의 가늠자다.

21일 임명유력, 헌재소장 청문회에 파장= 기한이 끝나면 곧장 임명할까. 이르면 21일 임명할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보고서 없이 임명했다. 강경화·김상조·이효성 세 사람은 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 바로 다음날 임명했다. 김상조 위원장(6월13일)의 경우 하루뒤(6월14일) 김부겸 김영춘 도종환 장관후보자 청문회가 동시다발로 잡혔음에도 임명을 미루지 않았다. 문 대통령 스타일을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국정과제 핵심부서인 중기부를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단 의지가 강하다. 마냥 임명을 늦춰 조각을 완성하지 못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22일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다. 홍 장관을 21일 임명하면 22일 청문회 분위기가 경색된다. 내년 예산안도 한창 심사중이다. 지금도 야당은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와 관련된 예산을 중점 지적대상으로 본다. 장관임명 강행시 예산심사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송영무 장관의 경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며칠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는 형식으로 기한 사흘뒤까지 기다려 임명했다.

靑-여당 관계 삐걱?= 임명시기와 무관한 파장도 있다. 청와대와 국회 관계, 구체적으로 청와대-여당, 청와대-국민의당 관계가 각각 영향을 받는다.

당·청 관계는 신뢰에 금이 갔다. 박성진(첫 중기부 장관 후보자)도 홍종학도 청문회 절차를 무난하게 넘기지 못했다. 애초 '결격' 많은 후보를 보낸 청와대 책임도 있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청문회는 대단히 정치적인 과정이다. 여야 협상과 타협이 관건이란 뜻이다. 여당은 이 과정을 충실히 해내지 못한 책임이 있다. 원내지도부는 물론, 소관 상임위의 간사 등이 그 핵심이다.

산자중기위는 지난 10일 홍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으나 청문회 당일 보고서 채택을 하지 못하고 13일에 결정하기로 미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13일 회의에 불참,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정치력이 아쉬웠던 순간이다. 홍 후보자에 대해 야당이 거세게 비판하던 가운데 야당의 불참은 예상 가능했다. 

국민의당과 협치는 멀리멀리= 홍 장관 임명시 야당, 특히 국민의당과는 더 껄끄럽게 된다. 국회 보고서없는 임명이 다섯 번째가 된다. 문 대통령은 독선, 불통이란 반발을 감내해야 한다. 청와대는 답답함을 토로한다. 제한된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찾은 결과고 장관 인사청문회가 당락 결정보다는 임명 전 사전점검 취지 아니냐고 내세운다. 그러나 민주당은 야당 시절 흠결 있는 장관후보자에 줄곧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홍종학'은 장관 한 사람의 이름을 넘어 정국의 키가 됐다. 중기부가 앞으로 중소기업, 벤처창업 정책 핵심부서로 정부 내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우려도 많아졌다. 초대 장관이 장관실에 정식 출근하는 것부터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기 때문이다. 홍 장관 임명이 비록 시간문제라 해도, 잊지 말아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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