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이 보는 호남은..21일 의총서 '통합·자강' 충돌 예상

[the300]"보수로 영토확장 꿈꾸는 安, 일부 호남세는 걸림돌" 지적도

우경희 기자 l 2017.11.20 16: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사진=이동훈 기자


"안철수 흔들기라니요. 당 바로세우기입니다. 그리고 당을 흔드는건 안철수 대표입니다."(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호남 중진들의 통합 반대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국민의당이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안철수 대표와 호남권 중진들은 21일 의원총회에서 끝장토론을 통해 조율을 시도한다.

박 전 대표는 20일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 통합 논의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 세력화가 안철수 흔들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안철수 흔들기가 아니라 당 바로세우기"라며 "바른정당과 선거 연대를 하는걸 반대하는게 아니라 안 대표가 보수 대통합을 운운하며 제2의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길을 가고 있다는걸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중도 통합 드라이브에 호남권 중진들이 제동을 걸며 본격적인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탈당까지 언급하면서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일단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지만 "안 대표가 통합은 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또 추진을 하니 불신이 쌓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의 중도통합 중심역할론은 이미 상당기간 전부터 내걸었던 모토다. 이어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당대 당 통합이 최종 목표라고 밝히면서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지난 16일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극우였던 JP(김종필 전 총리)까지 끌어안았다"는게 안 대표 측의 주장이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이날 "DJ가 JP를 끌어안긴 했지만 JP화 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보수의 아이콘인 JP가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협력했다"며 "자민련과 민주당도 통합이 아닌 연대를 하며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정체성을 인정하면서 연합 정권을 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호남권 중진들이 추진하고 있는 자강 모임인 '평화개혁연대'에 대해서는 "만든게 아니라 구상단계"라고 말하며 타협의 여지를 뒀다.

갈등이 고조되자 안 대표와 호남권 중진들은 21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만나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그러나 간극이 커 오히려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호남 중진들이 안 대표와 선을 긋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거다. 반면 탈당을 하더라도 사실상 민주당으로의 복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한된 인원의 탈당 후 관망으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안 대표가 굳이 호남에 매달리지 않을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와 맥락이다. 당 관계자는 "바른정당과 통합 이후에 보수와의 대통합 가능성을 타진한다고 가정하면 호남세 일부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다"며 "안 대표가 이들의 이탈을 관망한 후에 '호남과 영남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프레임을 내세우며 통합을 더욱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5%를 밑도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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