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법정시한 초읽기…與 '다급', 野는 '느긋'

[the300]김동연 부총리도 국회 찾아 야당에 예산 처리 협조 요청

조철희, 안재용 기자 l 2017.11.20 16:4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7.11.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2월2일 국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여당이 조속한 예산심사와 법정시한 내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야당이 '예산 투쟁'까지 거론하며 공세를 강화하면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를 찾아 야당 지도부를 만나 호소했지만 예산안 처리에 협력하겠다는 확답은 듣지 못했다.

김 부총리는 20일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호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을 잇따라 만나 예산안 처리 협조를 요청했다.

김 부총리는 이들과의 회동에서 "주요 민생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법정기일 내 예산 통과와 정부의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며 "나름 최선을 다해 내년도 예산안을 작성했는데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법정기일 내에 통과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통한 생산성 증대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과 파이를 키우되 국민이 체감하도록 질적인 측면에서도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단의 회동에서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팽팽한 기싸움이 재현됐다. 정 의장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예산소위)에서 열심히 노력하지만 몇 가지 쟁점들에 대해 원내대표들이 협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각 당 지도부의 협상·소통 노력이 있어야 12월2일까지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현장 서비스 공무원 충원이나 아동수당, 일자리안정기금 등 핵심 예산들에 대해 모처럼 경제회복의 기미를 맞아 힘을 모아달라"고 야당에 촉구했다.

그러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오기정치를 하는 것 같다"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오기로 상정하고 통과시킬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기정치의 일환으로 예산안을 밀어붙이거나 예산소위를 답보 상태로 몰고 가면 우리로선 적극 예산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정부가 확장적 예산 편성을 해왔는데 재정 여건과 미래를 생각하는 야당으로서는 어떻게든 축소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이번 예산 심사에서 빚어지고 있다"며 "결국 정부는 선심성 예산으로 국민들로부터 표를 얻는 정부가 되고, 야당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아야 하니 얼마나 서글프냐"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14일부터 예결위 예산소위를 가동해 각 상임위에서 의결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추가 심의 중이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은 429조원 규모로 올해보다 7% 증액됐다. 앞서 지난해 말 국회는 2017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 12월2일에서 차수변경을 통해 하루 넘겨 3일 새벽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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