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포항여고 방문해 "역경이 기회" 위로…학생들 눈물

[the300]"타 지역에서 포항 학생들 힘내라 응원…소수자 배려가 미래 희망"

최경민 기자 l 2017.11.24 11:24
【포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학생들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2017.11.24.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포항 지진피해 현장을 찾은 가운데, 첫 일정인 포항여고 방문에서 전날 수능시험을 치른 고3 학생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포항 지진으로 수능 시험일을 1주일 늦추는 결정을 내렸던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포항여고 학생들을 만나 "(수능은) 원래 평소실력보다 못치는 것이 정상"이라며 "워낙 중요한 시험이고 긴장되니까. 늘 우리 사는 게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중요한 시험을 맞이할 때마다 '아주 잘 해야겠다', '내가 정말 시험을 잘쳐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에게 기쁨 드려야겠다', '칭찬받아야겠다' 한다"며 "욕심 부리지 말고 그저 평소실력 대로만 하자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주면 훨씬 마음도 편해지고 결과도 훨씬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포항쪽 학생들은 여러가지로 대피 생활도 하고 여진 생활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했을 것 아닌가"라며 "그래도 역경을 이겨내는 그런 노력이 중요하다. 어려울 때 그만큼 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역경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늘 위기가 오히려 기회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생님 및 학생들의 말을 직접 듣기도 했다. 한 선생님은 "수능 예비소집 중 강한 여진이 와 아이들이 정말 경황없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상황이었다"며 "수능 연기가 결정됐다는 소리를 듣고 그런 결정을 해주신 정부 관계자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 상황을 최우선으로 해주신 것에 대해서 감동 많이 받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처음에는 정부에서도 수능을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말 만에 하나, 또 지진 때문에 수험장들이 아주 파손되거나 불안한 상태가 된다면, 또 다음날 여진이라도 일어난다면"이라며 "우선 학생들의 안전의 문제가 있었고, 잘못하면 불공정한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수능 연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나머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불평할만 했다. 왜 포항 때문에 연기해야 하냐고 할 만 한데,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결정을 지지해줬다"며 "또 오히려 포항 학생들 힘내라, 이렇게 응원도 보내주고 하셨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늘 소수자들을 함께 배려해 나가는 그런 것이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미래의 희망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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