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나" 與·한국노총 '근로시간 단축' 간담회, 고성 오가

[the300]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 문제 두고 갈등 지속…논의 이뤄진다지만

이건희 기자 l 2017.12.14 16:04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에 관한 더불어민주당 간담회에 참석한 김주영(오른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이 '근로시간 단축'을 이루기 위한 해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지도부는 14일 관련 주제를 논의했지만 결론 없이 이견만 확인했다.

민주당의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간사인 한정애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한국노총의 김주영 위원장, 이성경 사무총장 등을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화두는 '근로시간 단축'의 한 부분인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 문제였다. 앞서 환노위의 여야 3당 간사단은 1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되 주말 노동에 대해 휴일근로수당(50%)만 할증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반면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여기에 연장근로수당(50%)도 중복할증해 통상임금의 2배를 휴일근로 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환노위 안에선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정의당 의원이 간사단 합의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며 합의가 무산됐다.

환노위 내 합의가 어려워지자 민주당은 정부, 청와대와 회동을 하며 의견을 교류했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최근 원내지도부에 근로시간 단축 처리 관련 정책 의원총회를 요청했다. 이날 민주당과 한국노총의 간담회는 이같은 움직임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 참석 전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중복할증 문제에) 화가 나서 왔다"고 밝혔다. 1시간 넘도록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종종 문 밖으로 참석자들의 고성이 들렸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근로시간 단축 관련) 개악하는 것에 대해 명백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간담회장을 나온 한 의원은 "(한국노총이) 중복할증을 유지해달라고 했다"며 "(민주당도) 논의해보자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간담회 도중 고성이 오간 것에 대해선 "토론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며 "(한국노총을) 계속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해야 하고 대화를 계속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근로시간 단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쟁점이 된 중복할증 문제는 "논의를 하는 중이니 책임있게 말하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우 원내대표는 "(관련한 내용의) 이해관계가 금방 좁혀지는 것이 아니다"며 "이번 주말 사이에 실무적으로 얘기를 더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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