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호인력의 韓기자 구타, 靑 강력항의..책임소재엔 신중

[the300](상보)여야 정치권 한목소리 비판, 中외교부 "한국측 행사지만 큰 관심"

베이징(중국)=김성휘 기자 l 2017.12.14 19:09

【베이징(중국)=뉴시스】한국의 사진기자가 14일 오전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 B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스타트업관으로 이동중, 중국측 경호관계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 당해 쓰러져 있다. 2017.12.14. (사진=CBS노컷뉴스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중국 베이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근접 취재하던 기자가 중국 경호 인력들에게 제지, 집단 구타 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청와대가 피해자를 즉각 치료 조치하고 중국 측에 강력 항의했다. 다만 이 폭행에 가담한 경호인력들이 중국의 공안(경찰)인지, 행사 주최측인 코트라(KOTRA)에 계약된 사설 인력인지에 따라 책임소재의 강도와 범위는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 정치권은 기자폭행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베이징 시내 행사장인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한중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 안팎에서 사달이 났다. 문 대통령은 개막식장 복도 맞은편의 한중 스타트업 기업 부스로 향했다. 문 대통령과 수행단은 개막식장을 빠져나갔지만 현장 경호인력(안전요원 격)이 취재기자, 사진, 영상 기자 등을 막았다. 기자들이 항의하자 이들은 고영권 한국일보 사진기자의 멱살을 잡고 뒤로 넘어뜨렸다. 중국 측은 이 장면을 촬영하려던 다른 기자의 카메라를 뺏어 던지려고도 했다.

실랑이 끝에 오전 11시쯤 취재진도 맞은편 스타트업 홀로 이동했으나 홀 입구에서 또다른 경호 인력이 기자들을 다시 막았다. 출입증을 보여줘도 요지부동이었다. 여기에 항의하던 이충우 매일경제 기자와 중국 측 실랑이가 벌어졌다. 순식간에 여러 명의 경호 인력들이 이 기자를 복도로 끌고가 구타했다.

청와대 관계자들과 일부 기자들이 말리려 했지만 가담한 중국인력 숫자는 1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이 기자를 둘러싸고 주먹질을 했고 바닥에 쓰러진 그의 얼굴을 발로 차기도 했다. 이 기자는 안구 출혈,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청와대는 급히 그를 조어대 의무실로 후송해 대통령 주치의가 응급처치하고, MRI 촬영 등 추가 진료를 위해 현지 병원에 후송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치를 요구한다"며 "신속한 진상파악과 책임자 규명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코트라가 이 사설인력을 계약했지만 경호지침은 중국 공안이 주는 점에 따라 책임소재 파악엔 신중을 거듭했다. 이 관계자는 "지휘책임과 폭행책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정상회담에 악재가 될까 우려하는 이유도 있다. 다만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을 취재하던 인력에게 심각한 폭행이 일어난 만큼 강력대응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현장에서 터져 나왔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있을 수 없는 사고"라며 "현장에서 취재를 봉쇄당하고 폭행까지 입은 언론인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에 대한 테러행위"라며 "순방을 중단하고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언론 자유의 침해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방중단을 무시하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최근 제기된 '홀대론'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면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바른정당도 "외교적 결례를 넘어서 의도적인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초보적(기본적) 이해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 방중에 맞춰 한국 측에서 주최한 자체 행사"라며 "비록 한국이 주최했어도 중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큰 관심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뉴시스】한국의 사진기자가 14일 오전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 B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스타트업관으로 이동중, 중국측 경호관계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 당했다. 사진 위쪽부터 한국경호관이 들어오자 가해자가 뒤로 밀려나오다 발로 얼굴을 가격하는 모습. 2017.12.14. (사진=CBS노컷뉴스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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