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드보복 해제' 요청에 中 '경제채널 및 관광업 정상화' 시사

[the300](종합)리커창, 11월 회담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경제협력 회복 거론

최경민 기자 l 2017.12.15 19:27
【베이징(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총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2.15.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정책을 관장하는 '2인자'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양국 경제협력 관계 회복의 주춧돌을 놨다. 문 대통령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제' 요청에 대해 리 총리는 "양국 경제 부처 간 채널이 재가동될 것"이라고 답했고, 관광업의 정상화 역시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 총리를 만나 "사드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분야가 많다"며 "비록 중국 정부가 관여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사드로 인해 위축된 기업과 경제 분야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리 총리께서 적극 독려해 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양국 경제·무역 부처 간 채널 재가동 요청을 하기도 했다. 미세먼지 공동저감, 의료협력 및 서해수산자원 보호,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인적 교류 및 문화교류 분야의 양국 간 협력 역시 제안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경제·무역 부처 간 소통채널이 정지된 상태임을 잘 알고 있다"며 "향후 양국 경제·무역부처 간 채널을 재가동하고,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님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되었던 양국 간 협력사업이 재가동될 수 있을 것" 이라며 "특히 잠재력이 큰 경제‧무역‧에너지‧보건 등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후속 사업의 충실한 이행이며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일부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나, 투자환경이 악화된 것은 아니며 한·중 관계가 발전하면 한국 기업은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라며 "한·중 간의 근본적 이해충돌이 없으며 양국 강점을 살려 상호 보완적 협력으로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 협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거론하며 "한국의 동계올림픽 조직 경험을 중국이 배울 것이며 이 기간 중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하고 관광도 하게될 것"이라고 말해 관광산업 정상화 가능성 역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이 있는 2018년과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있는 2022년을 "양국 상호 방문의 해로 지정하자"고 제안했고, 리 총리는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사드 보복 해제'를 거론했지만 리 총리는 "봄은 온다"며 큰 맥락에서 양국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취지의 답만 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리 총리는 경제·무역 부처 간 소통채널 재가동, MOU의 충실한 이행 등 구체적 방안까지 언급하며 기존 대비 진일보한 반응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바둑 마니아인 리 총리를 고려한 듯 다시 한 번 바둑을 이용한 대화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바둑으로 회담의 화두를 던졌고, 리 총리는 "바둑 얘기만 할 수 있다"고 반가워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이 '미생'의 시기를 거쳐서 '완생'의 시기를 이루고, 또 완생을 넘어서서 앞으로 '상생'의 시기를 함께 맞이하기를 바란다"며 "중국과 한국은 앞으로도 평화와 번영을 함께 해 나가야 되는 그런 운명적인 동반자 관계에 있다. 이번에 저의 방중이 완생의 시기를 넘어 상생의 시기로 나가는 그런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 총리도 지난 회담 때 처럼 '봄'을 언급했다. 그는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중국에 동지가 올 것이다. 동지라는 말은 바로 겨울철이 지나간다는 뜻이고 봄이 찾아온다는 뜻"이라며 "양측은 모두 봄날의 따뜻함을 기대하고 있다. 한·중 관계의 봄날도 기대할만하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렁은 리 총리에게 한·중·일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희망했고, 리 총리는 "조속한 시일 내에 삼국 간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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