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뚜벅이 외교' 강조…"국민 마음얻는 게 본질"

[the300]文대통령, 시진핑 '3시간30분 연설문' 입수해 독파

최경민 기자 l 2017.12.17 13:23
【베이징(중국)=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국빈만찬장 입구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7.12.15.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청와대가 중국을 국빈방문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를 두고 '뚜벅이 외교'라고 칭했다. 한 번에 많은 성과를 내기 보다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간다는 의미다. 또 중국 측 고위급 인사들이 이번 방중을 두고 "성공적"이라고 평했다고 설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청와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방송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이번 방중을 굉장히 고심하며 준비해왔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당대회 연설문이 무려 3시간30분 짜리 였는데, 그 연설문을 입수해서 다 읽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방중을 앞두고 참모들에게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게 외교의 본질"이라며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 하지말라, 역지사지 하며 뚜벅뚜벅 걸어가자"고 했다. 이를 두고 윤 수석은 "뚜벅이 외교"라며 "그런 문 대통령의 생각이 서민들이 음식을 먹는 곳을 방문하고, 중국 국민들의 전통이 남아있는 곳을 찾는 행사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문 대통령이 특별히 당부한 것은 현지 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세심하고 진정성있는 접근이 '뚜벅이 외교'와 함께 중요한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SNS 방송을 통해 방중의 일부 뒷얘기들도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리커창 총리와 회담할 때 고위급 접촉 재개, 양국 간 체결된 MOU(양해각서) 7건에 대한 후속처리, FTA(자유무역협정) 후속협상 개시 등 여러가지 요청을 하며 "제가 한중관계 발전에 욕심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리 총리가 웃으면서 "한꺼번에 다 말씀하시라. 기꺼이 다 듣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또 중국의 '3인자'인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이제 한중관계는 회복됐다"고 하고, 시 주석의 최측근인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가 "문 대통령의 방중이 대성공"이라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남 차장은 "시 주석과 단독회담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회담이 길어져서) 걱정을 하고 있는데 중국 측 외교담당자들이 '걱정말라'고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남 차장에 따르면 중국 측 외교관들은 양손의 엄지를 들며 "회담이 대단히 성공하고 있으니 아무 걱정 마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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