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문재인정부 성공 위해 헌신·참여해야 할 사람"

[the300][300티타임]"정당정치 제대로 세우는 데 관심"…당대표 도전 의사

대담=박재범 정치부장, 정리=김태은 이건희 기자 l 2018.01.19 05:00

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


2010년 안희정은 모험을 감행한다. 충남지사직 도전이다. ‘친노(친노무현)'의 적자를 자처하며 ‘폐족’ 프레임을 벗어던졌다. 중앙정치 대신 지방정치 무대를 디딤돌로 삼았다.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이들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4년 후 2014년 안희정의 충남지사 재선은 더 수월했다. 2017년 대한민국에 ‘도전장’을 던진 경험도 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젊은 지도자’로 각인됐다.


또다시 4년 후 그는 ‘3선 도전’ 대신 ‘불출마의 길’을 택했다. 중앙 정치를 향해 몸을 푸는 듯하다. 도지사 임기를 4개월 남짓 남긴 시점, 안희정은 말을 아낀다. 다만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점에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지난 17일 서울 만리동 충남도청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안 지사는 "수많은 도전과 탐험을 하는 과정에서 생채기도 입고, 그 상처가 영광의 상처 또는 아픔의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이라며 머뭇거렸다. 그러나 바로 "앞으로 한국의 정치인으로서, 또 민주당 당원으로서, 진보진영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8년 간의 충남지사 생활을 마치는 소회가 어떤가.

▶할 만하다 싶으면 일이 끝나는 것이 세상 이치인 것 같다. 3선을 하면 익숙하고 많이 알기 때문에 더 잘 할 수 있을 거다. 그러나 익숙함 속에서는 새로운 것이 안 만들어진다. 적절한 시점이 되면 새로운 도전자들이 도전을 해서 맡아가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또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도전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집중해서 고민하고 좀 더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지난 대통령 경선에서 얻은 자산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게 됐다는 게 가장 큰 자산일 거다.(웃음) 두 번째는 대통령에 도전하는 의미와 국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게됐다. 나는 왜 도전하느냐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다면 답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질문을 구체적으로 갖게 됐다는 것이 저에게 가장 크게 남은 자산이다.


-그렇다면 잃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건 없다고 본다. 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하신다. 하지만 안희정의 도전이 있었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기억됐다는 것이 제 자산이다. (부정적 평가 등) 나머진 제가 풀어야할 숙제다.


-본인을 '직업 정치인'으로 규정하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새정치와 새로운 나라에는 새로운 정치인이 요구된다. 선배 정치인들과 어떤 점에서 나를 새롭게 규정할 수 있을까. 모든 시민이 하는 직업 활동처럼 정치도 시민들의 직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치라는 직업만이 굉장히 높고 특별한 직업인 것처럼 인식하는 순간 시민 주권의 나라로 나아갈 수 없다. 저를 직업정치인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눈높이를 맞추는 다짐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



 

-정당 민주주의를 강조한다. 반면 최근 직접민주주의 요구도 강하다. 정치 ‘팬덤’과 호흡도 중요하다.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는 시민주권의 시대에 걸맞는 시민 참여의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정당과 의회, 선거와 투표라는 제도에서 단순히 동원의 대상으로 전락했던 위치에서 탈피해 진정한 주권자로 참여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주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직접 민주주의다. 정당과 의회 제도, 대의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직접민주주가 그 대안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헌은 과연 될까.

▶자기가 여당일 때 주장한 것을 처지가 바뀌었다고 뒤집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대통령 단임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의회의 권한 강화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다. 지방자치 분권을 통해 민주주의를 좀 더 전지시키는 것도 동의하지 않았나. 그 범위 내에서 되는 쪽으로 얘기해야 한다. 모든 것을 그때그때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바꾸면 국가의 백년대계는 대체 누가 얘기한단 말인가.


-앞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을 고민해야 할텐데.

▶저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또 민주당 집권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헌신하고 참여해야 할 사람이다. 옆에서 품평하거나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저에겐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또 직업정치인으로서 저 안희정의 목표는 정당정치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다. 정당정치를 어떻게 책임 있게 국민 앞에 세울 수 있을 지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치인으로서, 민주당 당원으로서, 진보 진영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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