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시대착오적 진보"…통합신당 정체성 보수로 못박기

[the300]유승민·안철수, 통합 토크콘서트에서 미묘한 입장차

김하늬 기자 l 2018.01.19 15:27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안철수·유승민 토크콘서트 '청년이 미래다'에 참석해 상대당 색깔의 목도리를 두르고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현 정부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진보다"며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추진하는 통합개혁신당(가칭)도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만남'이라며 진보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대표는 19일 통합 선언문 발표에 이은 첫 통합 행보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양당의 청년당원 100여명과 만나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들은 토크콘서트 시작 직전 양당을 상징하는 녹색과 하늘색 목도리를 서로 목에 둘러주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통합 이미지를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인삿말에서 "7년 전 첫 토크콘서트인 '청춘콘서트' 시절이 생각난다. 절망하는 청년에 위로의 말을 건네기 위해 시작했는데 7년이 지난 지금 청년들의 절망은 더 커졌다"며 "지금이야말로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도 "젊은 분들의 지지를 얻는 건 단순히 표가 아니라 (통합개혁신당이) 하고자 하는 정치와 직결돼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 문제 해결하는 게 대한민국 문제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오신환 바른정당 국회의원은 전일 통합선언식은 '약혼식'이고, 이날 토크콘서트는 '결혼식 전 상견례같다'며 통합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경제와 안보 등의 현안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드러내며 신당 정체성에 대해서도 각각 다른 의견을 보였다.

유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최저임금을 올린 뒤 일자리 줄어드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며 "일자리 멀쩡하게 유지되도록 기대한다면 오히려 과욕이고 환상"이라며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과 일자리대책을 집중 비판했다. 

특히 "진보라는 사람들이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에 사로잡혔다. 소득주도성장은 환상"이라며 진보와 선긋기에 나섰다. 그는 "야당시절, 후보시절 뭐라고 떠들었든지간에 (이제는) 책임감을 가지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끄덕이며 유 대표의 발언을 듣던 안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밝혔다. 그는 "임금은 기업에서, 복지는 국가에서 해야 한다"며 "기업과 자영업자의 형편에 맞춰서 속도를 올리고, 더 어려우면 복지 등 국가 할 수 있는 몫이 (따로)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에 대해서도 유 대표는 "우리정부가 북한 문제만 나오면 이상해진다"며 색깔론에 가까운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 때문에 뭔가에 씌운것 같다. 북한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잘 보여야 하니까 평소 가치가 지워진거다"고 비난했다. 또 "관광객이 총 맞아 죽은 금강산에선 왜 전야제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북한 문제만 나오면 사람들이 좀 이상해진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유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개혁신당의 정체성에 대해 '중도보수' 신당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국민의당이 당초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울러 제3의 길을 개척한다는 목표와 달리 진보를 배제한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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