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1月 노사정 대표자회의 참석…대화 물꼬 튼 文대통령

[the300](종합)11년만에 靑에서 민주노총과 면담…靑 "합의돼 가는 과정"

최경민 김성휘 기자 l 2018.01.19 18:35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와 차담회를 하고 있다. 2018.01.1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노사정 대화 복원의 물꼬를 텄다. 그동안 노사정 테이블에 앉지 않아왔던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달 중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민주노총 지도부와 연달아 면담을 했다. 초점은 민주노총 지도부와의 만남에 모아졌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과 노동계와의 만찬회동 이후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사실상 선언했었지만, 민주노총은 관련 입장을 밝혀오지 않았다.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민주노총 지도부가 만난 게 2007년 이후 처음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김명환 위원장을 필두로 민주노총에 신임 지도부가 취임한 것에 덕담을 건네며 "11년 만에 민주노총 지도부를 청와대에서 만나게 된 것은 무척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존중사회 구현이라는 같은 목표를 위한 첫 출발을 자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하자"며 "노사정위원장 및 노동부장관을 노동계 출신으로 임명한 것은 노동계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며 앞으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출범 이후 20년 만에 가장 진지한 기대 속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께서 신년사에서 밝히신 대로 일하는 사람을 위한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특히 사회 양극화 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미조직·미가맹 노동자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모든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최근 남북화해무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민주노총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향점이 일치하는 만큼 첫걸음을 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최저임금 안착이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조속한 복원과 1월 중 노사정 대표자회의 출범 등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고, 민주노총 지도부 역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당초 24일로 예정된 노사정 대표자회의의 일정을 '1월 중'으로 조정해 참석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노총의) 내부 사정에 따라 며칠 조정기간을 거쳐 1월 중으로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하기로 했다.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화에 완전히 복귀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노사정 대화에 대한 합의가 돼 가는 과정"이라며 "이런 형식의 대화를 하다가 보면 노사정의 각자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한상균 전 위원장 등 실형을 살고 있는 노동자들의 석방 문제도 언급했다. 민주노총이 관련 문제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했고, 문 대통령은 "그런 문제들이 조속하게 해결되려면 어떤 분위기가, 여건이 조성이 되어야 수월하다"며 "노사정 타협을 통해 성과가 날 수가 있다면, 그런 소망이 이뤄질 분위기도 조성되지 않겠나"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민주노총과 면담에 앞서 한국노총 지도부와 오찬 자리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역시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노동존중사회 구축 등을 위한 노사정 대화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전하면서도 "노동기본권 신장을 위한 법 제도 개선, 노사정간의 대화가 활성화되어야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대 노총과 최저임금 등 현안 문제에 대해 어느 수준의 대화를 나눴는지를 묻는 질문에 "디테일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한 정도"라며 "앞으로 대화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또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양측에 똑같이 전했다"며 "노동계에게 특정 사안에 대해 양보하라고 만든 자리가 아니었다. 서로 합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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