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집값, '과열'우려에도 "더 오른다" 전망 여전

[the300][MT리포트-'넘사벽' 강남집값]③ 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홍콩 등 과열 경계감↑

권다희 기자 l 2018.01.22 04:00


전세계 주택 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홍콩 등 일부 지역에선 부동산 거품 붕괴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미국 금리인상 등이 부동산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에 집값 상승이 이어지리란 전망도 상당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57개국의 주택 가격을 집계한 IMF 글로벌 주택 지수는 지난해 상반기 말 158.6으로 2007년 말 158.5를 넘어섰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급락했던 일부 국가 집값이 이후 10년간 회복된 것이다.

IMF에 따르면 전세계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 가격의 추이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소폭만 떨어진 뒤 이후 급격히 반등한 '호황' 그룹엔 한국을 포함해 호주, 홍콩, 인도, 캐나다 등이 포함됐다.

부동산 호황이 이어진 국가들의 경우 최근 미 금리인상기와 맞물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콩이 대표적이다. 홍콩 부동산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후 2배 이상 급등했다. 2015년 12월 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인상한 이후에도 홍콩 부동산 가격은 22% 뛰었다.

홍콩 부동산 과열은 위협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커졌다. 현재 홍콩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택시장이 붕괴했던 1997년보다 높다. 또 가계소득 중 주택대출에 투입되는 돈의 비중이 68%로 1997년부터 2016년까지의 평균 45%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홍콩 당국은 부동산 억제책을 내놓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미 금리인상만으로는 홍콩 부동산 시장 열기가 쉽사리 잡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홍콩으로 유입되는 풍부한 유동성이 홍콩의 시장 금리 상승을 억제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홍콩 증시로 중국 본토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데다 홍콩 주택 시장 수요에서도 약 5분의 1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규제가 시행된 지난해 홍콩의 부동산 거래량은 15% 늘었다.

중국인들의 투자로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한 북미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당분간 호황이 이어지리란 관측이다. 중국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본격화되면 이 지역의 부동산 거품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해부터 제기됐지만, 쉽사리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부동산 리서치 업체 질로우의 아론 테라자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플레이어들"이라며 "미국, 캐나다 자국 투자자들 역시 안전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고 있고 미국과 캐나다 부동산이 가장 안전한 동시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라는 점에서 밴쿠버, 토론토,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주택가격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