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폐쇄' 뒷수습 與, 현실적 대안 부재

[the300]부실경영 '사후약방문'…"폐쇄결정 불복"

김평화 기자 l 2018.02.19 17:18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국지엠 대책 TF, 협력업체 긴급간담회'에서 우원식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한국GM이 '군산공장 5월 폐쇄'를 선언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일자리 30만개가 사라질 수도 있다. 해당지역 '표심'도 불안하다.

일자리가 가장 큰 문제다. 군산공장 폐쇄시 한국GM과 협력업체 직원들을 합해 약 3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 창출은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다. 일자리 30만개가 사라지면 정부의 '소득주도경제성장론'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정부·여당이 다급한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제도적으로 가능한 대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폐쇄 선언' 이후 6일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현실적'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여당은 급한만큼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은 한국GM 대책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이날 부품업체 모임과 간담회를 가졌다. '묘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뾰족한 대안을 내놓는 대신 GM본사의 경영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GM은 지난 2002년과 2010년 두 차례 산업은행과 맺은 협약을 통해서 장기발전 방안을 마련키로 약속했다"며 "그러나 한국GM의 수출량 급감, 신차 독자개발, 미래차 산업 중단 등 독자적 생존능력을 고사시키는 조치를 잇따라 실행해왔다"고 밝혔다.

또 "특히 미국GM 본사의 고금리 대출, 부풀려진 납품단가 논란 등 정상적인 경영행태로 볼 수 없는 많은 의혹들이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 정부에 GM에 대한 세제혜택과 무상증자 등 합리적이라 볼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GM대책 TF 위원장을 맡은 홍영표 민주당 의원도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GM이 부실해진 것엔 오직 돈만 벌려는 GM본사의 전략에 한국GM이 희생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GM본사만 배불리는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한국GM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단 비판이 나온다. 수익성이 부족해 철수하겠다는 기업에 오히려 수익구조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다.


한국GM 측은 경제적 이유로 한국을 떠나겠다고 설명한다. 최근 3년 동안 군산공장 가동률이 20%에 불과한데다 수출·판매 저하로 더 이상 공장 운영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국GM에 3조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할 동안 정부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홍 의원은 "본사와 한국GM 간의 불합리한 요소가 제거된다면 정부나 산업은행의 신속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물은 엎질러졌다. 하지만 "내가 그랬다"고 손을 드는 사람이 없다. 이미 엎지러진 물은 누가 치우게 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여당 GM대책 TF는 20일 한국GM 사측과 노조를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21일에는 긴급 당정 협의를 열기로 했다.


한편,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대다수인 민주평화당도 한국GM 사태 해결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배숙 민평당 대표는 "지금 놓치면 지방선거 전까지 경제정책 방향을 바로잡을 기회가 없다"며 정부·여당에 서민경제 회생을 위한 여·야·정 정책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장병완 원내대표와 유성엽 의원은 이날 오후 GM군산 노조와 각각 면담을 나눴다. 당 차원에서 이번주 중 군산에서 현장 회의를 열 예정이다.

바른미래당도 이날 전북 전주를 찾았다. 현장최고위원회를 열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결국 군산공장을 제3자가 인수한다든지 하는 게 오히려 공장을 다시 가동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GM 군산공장 근로자·협력업체의 단기 고용안정을 위한 세제, 실직자 재취업, 사업 다각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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