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압박 강조 강경파에 힘실어..'비핵화' 겨냥

[the300]북미대화 앞두고 폼페오 CIA국장, 국무장관에…틸러슨 아웃

김성휘 기자,박소연 기자 l 2018.03.14 00:53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해 1월12일 미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2018.1.8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우리 외교장관 격)을 전격 교체했다. 마크 폼페오 CIA(중앙정보국) 국장을 그 자리에 앉히기로 하면서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 등 잇단 역사적 대화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크 폼페오 CIA 국장이 새로운 국무장관이 될 것이다. 그는 환상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렉스 틸러슨의 그동안의 헌신에 감사하다. 새 CIA 국장은 지나 하스펠(CIA 부국장)이 될 것이다. 처음으로 여성이 선택됐다. 모두 축하한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도 이 인사를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한국시간 13일 밤에 나왔다. 한반도 협상에 미칠 영향을 두고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는 가운데 청와대는 즉각 반응을 내지는 않았다. 우려되는 대목은 폼페오 국장이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낸 인물이라는 점. 기대요인은 그가 최근 한반도 대화국면을 만든 숨은 주역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이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미국내 대북 대화파보다는 강경파의 손을 들어주되, 북미대화에 적극 임해 비핵화 진전 등 가시적 성과를 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오 국장은 지난해에도 북한 김정은정권의 교체(레짐 체인지)를 언급했다. 이른바 예방적 타격도 말한 인물이다. 북한에 대한 이른바 '최대한도의 압박' 기조를 이끌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북한을 설득하고, 국제제재 압박을 강하게 느낀 북한이 마침내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관측이 맞다면 국무장관 교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 마주앉아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 북미대화로 성과를 내고자 하며, 아울러 한반도 문제에 미국이 '그립'을 놓지 않겠다는 의사로도 풀이된다. 목표는 역시 북한 비핵화다. 

폼페오 국장은 11일(현지시간) 미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추진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북미 대화가 결렬될 경우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는 등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데에 "트럼프 대통령도 그 위험을 안다. 보여주기가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 (북미 정상회담에)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의 이런 변화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모든 조건이 남북-북미 대화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공조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신임 국무장관과 새로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도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 언급처럼 한반도 대화국면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 

실무 차원에서 일정부분 혼란은 불가피하다. 오는 16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1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16일 틸러슨 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폼페오 신임 장관이 임명되기까지 미국 내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며 "바로 외교장관 회담에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