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북미, 한일, 한중일…4~5월 동북아는 '정상회담의 봄'

[the300]文대통령-아베 통화 "셔틀외교 도움된다..비핵화 한미일 공조"

김성휘 기자 l 2018.03.17 00:06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45분간 진행한 전화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양국 간 공조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제공) 2018.3.16/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16일 오후 전화통화를 갖고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가급적 이른 시기에 개최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한일 셔틀외교가 두 나라 사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문 대통령의 일본방문을 가시화하고 한일 양국 우호발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4~5월 사이에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은 물론이고 한일 정상회담, 한중일 3국 정상회담 등이 연달아 진행되며 동북아 외교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이날 오후 4시30분~5시15분, 45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선수가 보여준 스포츠맨십을 언급하며 "한일 양국의 우정이 두 선수처럼 발전하기를" 기대했다. 양국은 문 대통령이 조기에 일본을 방문할 수 있도록 실무진 차원에서 날짜를 조정하기로 했다.

북일 관계개선도 화두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가 남북정상회담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뿐 아니라 일본과 관계도 개선해야 남북관계도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일본 납치자 등 북·일 사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한·일이 협력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남북대화 등을 이뤄낸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급진전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소외되지 않으려는 일본의 태도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반도 훈풍이 6자회담 등 기존 다자의 틀을 벗어나 파격적 방식으로 불어오고 있다. 일본이 기존의 북한 적대시 노선만으로는 이 국면에 동참하기 어렵다. 현재 한반도 논의의 '운전대'를 쥔 문 대통령이 북·일 대화를 매개로 한 켠에 일본의 자리를 내주고, 일본이 여기에 탑승해 남북대화를 지지하는 식의 상호 협조가 이뤄진 셈이다. 
 
아베 총리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평양 선언 상황을 언급,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북일 대화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고이즈미 총리는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과 북일 정상회담을 했다. 

한일 두 정상은 또 비핵화 관련 북한의 말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한·미·일 세 나라가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셔틀외교를 위한 문 대통령 방일시기는 4~5월이 유력하다. 4월말인 남북정상회담 전에 한일 회담이 깜짝 성사될 수도 있다. 단 이미 잡은 정상회담 일정들을 고려해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급적 조기에 해야 하는데 날짜가 겹쳐, 실무진에서 조정하기로 했다"며 "한중일 회담은 중국도 같이 있는 일이니까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준비위 첫 회의를 가진 뒤 브리핑에서 "북미회담이 어느 시점 될지 저희가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어느정도 기간을 두고 한다면, 저희로선 가급적 실무형이라도 한미 정상회담이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한미-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로드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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