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서 판문점까지…文대통령 앞에 다가온 '협상의 계절'

[the300]4월 남북~5월 북미회담 사이에 한미-한일-한중일 회담 추진

최경민 기자 l 2018.03.18 14:48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2017.11.07.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협상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주 베트남·UAE(아랍에미리트) 순방을 시작으로 '정상회담 강행군' 일정을 소화한다.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한일, 한중일 순으로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고 북핵 문제 해결의 틀의 잡는 게 목표다. 

18일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의 날짜가 제일 중요하다. 한미, 한일, 한중일 정상회담은 다 할 수 있으면 좋다"며 "북한과 미국 간 스케줄이 나와봐야 (한미, 한일, 한중일)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5월까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는 의향을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북미정상회담 연기론을 일축하고 5월말까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북핵 담판'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청와대의 관심은 4월말 판문점으로 정해진 남북정상회담과, 5월말까지 확정될 게 유력한 북미정상회담 사이에 얼마나 많은 외교 스케줄을 잡을 수 있는지에 모아진다. 한미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한중일정상회담 순으로 우선순위를 보는 게 청와대의 기류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확정된 내용을 미국·일본·중국과 사전에 공유 및 논의를 해 변수를 줄이고 결과물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미국은 물론, 일본·중국과도 향후 접촉을 하며 대화 채널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잡아두면서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운전대'를 잡기 위해 각국 정상을 미리 접촉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미국과의 정상회담 추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북핵 해결의 열쇠를 미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북한과 미국이 직접 대화하겠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최대한 크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을 미리 공유할 필요가 있는 상황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며 북일대화의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해야 남북관계에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조기에 방일할 의사를 피력했다. '저팬(Japan) 패싱'을 우려하는 아베 총리에 북일대화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일본이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게끔 하는 상호협조를 기대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북핵' 관련 정상회담 일정을 앞두고 일단 베트남과 UAE 부터 방문한다. 오는 22~24일 베트남을 국빈방문해 쩐다이꽝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24~27일 UAE를 방문해 사실상 국가수반인 모하메드 알 나얀 왕세제를 만난다. 

베트남은 신남방정책, UAE는 군사협정 봉합 등의 이슈가 있지만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 역시 요청할 것이 유력하다. 이달말로 추진되고 있는 남북고위급회담이 순방 기간 중에 진행될 경우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베트남에 있든, UAE에 있든, 대통령이 계속 관련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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