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비리 아니고 질문지에도 없어..독이 된 '잔여정치자금'

[the300]체크리스트 보완 필요…'총사퇴' 등 인적쇄신? 말 아낀 靑

김성휘 기자 l 2018.04.17 00: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무위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대통령 발의 개헌안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2018.03.26. photo@newsis.com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와대 인사검증 역량 강화와 새로운 체크리스트 추가 등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숙제를 안겼다. 김 원장이 국회의원 임기말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더미래연구소에 기부한 것이 그의 사퇴를 부른 결정적 '위법' 사안으로 판단됐다.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고 청와대 인사검증에 관련 항목도 없었다. 

16일 오후 중앙선관위 입장 발표와 김 원장 사의표명 이후에도 검증 책임자 격인 조국 민정수석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윤 수석은 "김기식 의원은 의원직을 마무리하면서 중앙선관위에 잔여 정치자금의 처리 문제를 문의했다"고 했다.

윤 수석은 "선관위는 ‘정관 규약 운영관례상의 의무에 기하여 종전 관례상…’ 문구로 답했다"며 "김 의원은 당시 이를 문제가 없다고 해석했고 더미래연에 5000만원을 기부하고 선관위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또 "물론 선관위는 김 의원의 신고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지난달 금감원장 임명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 라인의 검증을 받았으나 "민정의 설문지에는 잔여 정치자금 처리에 대한 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언론보도 이후 청와대 요청에 따라 2016년 선관위 답변서를 제출했고 조 수석은 이 답변서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봤다. 

이에 임종석 비서실장 지시에 따라 중앙선관위에 질문서를 보냈던 것이라고 윤 수석이 전했다. 윤 수석은 이런 경위를 민정수석실에서 확인했다고 덧붙엿다.

결국 '국회의원 때 잔여 정치자금은 어떻게 처리했습니까'라는 항목이 있었다면 청와대가 적어도 사전인지했거나, 추가 검증에 나설 수 있었던 셈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인사 난항 끝에 이른바 7대비리 연루자는 고위공직에 원천배제, 아예 후보 리스트에도 올리지 않기로 했다. 186개 항목에 이르는 사전질문지는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했다. 


7대 비리는 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이다. 또 이를 포함, △골프 △병역의무 △범죄경력 및 징계 △재산 △납세 △학력 및 경력 △연구윤리 △사생활 등을 자세하게 묻고 있다. 이는 200여가지 검증항목으로 소개됐다.

이 검증 리스트가 나름 제기능을 한 측면도 있다. 김 원장은 '개인이나 기관 단체의 임직원과 함께 해외를 방문하거나 골프 경기한 적이 있습니까' 문항에 "있다"고 답변했다. 청와대는 이에 해외출장 사실을 파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쨌든 처음에 문제가 됐던 부분들이 해외출장 건이었다"며 "민정이 검증했다. 그 부분은 적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민정 쪽에서 검증 당시, 후원금은 그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해 7대비리 정립에 이어 다시 한 번 인사검증 시스템 보완에 나서야 한다. 정치자금 처리 결과를 포함, 체크리스트는 보다 촘촘해야 한다. 조국 수석의 책임이 무겁다. 

필요하다면 인적쇄신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을 중심으로 민정라인 책임론-사퇴론이 고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오후 민정라인의 총사퇴 가능성에 대해 "지금 언급할 내용이 아니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김 원장 논란은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후원금 잔여분 처리 방식이나 관행에도 경종을 울린다. 선관위는 김 원장처럼 잔여 후원금을 기부하는 걸 무조건 위법으로 본 건 아니다. 기존의 범위를 넘어서면 문제가 된다는 해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2일 "김기식 원장 문제는 특정인 문제만은 아니다. 새로운 가치와 기준을 세워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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