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의혹' 김경수, 최대 승부처 된 경남지사 선거

[the300]민주당 전체선거 영향 줄 수 있어…"'드루킹 변수' 별로 없다" 주장도

김태은 기자 l 2018.04.24 14:59
댓글 조작 사건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 발표 및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경남지사 선거가 6·13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딛고 경남지사에 출마하면서다. '드루킹 정국'은 물론 지방선거 전체 판도가 그의 당선 여부와 직결되는 형국이다. 

김경수 의원이 경남지사에 당선된다면 더불어민주당으로선 PK(부산경남) 지역을 석권한다는 전략적 의미와 함께 '드루킹 정국'까지 반전시키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물론 이는 '드루킹 사건'의 파장이 선거에 제한적일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다. 

민주당은 일단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경남지사 선거 뿐 아니라 전체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남지사 선거는 김 의원과 김태호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간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드루킹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김태호 전 최고위원을 10%포인트 안팎으로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격차가 다소 좁혀지는 모습이다. 

JTBC는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 김 의원이 40.4%, 김 전 최고위원이 33.6%의 지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난 22~23일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81%), 유선전화면접(19%)을 병행해 실시했다. 응답률은 28.9%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전 최고위원이 경남지사를 지내고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긴 하지만 김 의원 역시 오랜 기간 지역 기반을 다졌고 문재인정부 들어 핵심 실세로 기대받고 있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드루킹 사건' 의혹의 중심에 선 것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선거 과정 내내 상대 후보에게 드루킹에 대한 공세 빌미를 주게 돼 김 의원은 물론 민주당 선거 전체에 부담을 줄 거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경남지사 선거에서 '드루킹 변수'는 의외로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이번 선거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낙후된 서부 경남 지역의 발전을 위한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서다. 특히 김 의원이 드루킹 의혹 속에서 새로운 차기주자로 부각되는 기회도 얻은 측면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경남 유권자들에게 여권 차기 주자 대 야권 인사의 구도를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경남 출신의 한 자유한국당 인사는 "경남 지역 인사들의 반응을 보면 드루킹 의혹에 대한 실망보다는 차기 주자 김경수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며 "아직은 드루킹 의혹 때문에 김 의원이 질 것 같다는 판단은 섣부른 것 같다"고 전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