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민어-봉하 쌀로 정상회담 만찬..옥류관 냉면·부산음식도

[the300](상보)27일 판문점 만찬메뉴공개, 건배주는 문배주·두견주

김성휘 기자 l 2018.04.24 14:49
【평양=뉴시스】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2일 오후 남측예술단에 제공된 평양 옥류관의 냉면. 2018.04.02. photo@newsis.com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전남 신안의 민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쌀 등으로 요리한 만찬을 함께 먹는다. 각각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의미다. 옥류관 냉면이 테이블에 오르고,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시절을 고려해 스위스식 음식도 낸다. 건배주는 전통주인 면천 두견주와 문배술 두 종류가 결정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환영 만찬은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셧던 분들 뜻을 담아 준비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메뉴의 콘셉트는 크게 세 종류. 첫째 역사적 인물들의 고향과 일터에서 가져온 음식재료를 썼다. 김대중 대통령 고향인 전남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 등을 가공한 민어 해삼 편수, 노무현 대통령 고향 김해 봉하마을에서 오리 농법으로 만든 쌀로 밥을 짓는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한 데 착안, 충남 서산 한우를 이용한 숯불구이를 낸다. 작곡가 윤이상씨 고향인 경남 남해에서 난 문어로 문어 냉채를 만든다.

두번째는 양 정상의 고향과 추억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부산에서 유년 시절 보낸 문 대통령을 고려, 대표적인 고향 음식인 달고기 구이를 준비한다. 달고기는 달 모양 둥근 점이 있는 생선이다. 김정은 위원장 스위스 유학시절에 대해서는 스위스의 감자전 격인 '뢰스티'를 우리식으로 가공한 감자구이를 마련한다.

셋째 남북의 교류를 상징하는 음식과 건배주다. 우선 평양 대표음식 옥류관 냉면이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오는 만큼 그를 배려하는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평양 냉면이 좋겠다"고 제안했고 북측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이를 위해 북한은 옥류관의 수석 요리사를 행사 당일인 27일 판문점에 파견하고 옥류관의 제면기를 판문점 통일각에 설치한다. 통일각에서 갓 뽑아낸 냉면은 만찬장인 평화의 집으로 공수, 평양 옥류관 맛 그대로 살릴 예정이다.

아울러 만찬주로는 면천 두견주와 문배술이 선정됐다. 두견주는 진달래 꽃잎과 찹쌀로 담그는 향기나는 술이다. 두견주로 유명한 지역이 충청남도 당진군 면천면이다. 김 대변인은 "예로부터 백약지장(백약 중 으뜸)으로도 일컬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배술은 고려시대 이후 천년을 이어온 술이다. 김 대변인은 특히 "(원산지는) 평안도이나 지금은 남한의 술로 자리잡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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