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금강산 그림 앞 악수…5월 중순 한미 정상회담 추진

[the300](종합)양측 실무진 합동 리허설 만반의 준비..정의용 美서 볼턴 만나

판문점 공동취재단,김성휘 기자,최경민 기자 l 2018.04.25 15:52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 내부/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차례 역사적인 악수로 남북정상회담을 연다.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온 김 위원장을 맞이할 때 한 번, 회담장의 금강산 그림 앞에서 또 한 번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결과를 공유한다. 5월 중순엔 직접 미국으로 가 북미 정상회담 전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한다.

청와대는 리모델링을 거친 판문점의 모습을 25일 공개했다. 이를 통해 27일 남북 정상의 동선도 윤곽이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까지 차를 타고 올 전망이다. 북측 판문각 앞에서 하차, 약 5~10m를 걸어서 군사분계선으로 접근한다. 우리측 기자들은 앞서 분계선을 넘어가 판문각 앞에서 김 위원장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첫 악수를 나눈다. 유엔사가 관리하는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T1),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 사이가 유력하다. 이후 의장대 사열 등 의전행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회담장인 평화의집 1층 로비 오른쪽이 방명록 책상이다. 양 정상은 이곳에서 방명록을 쓰고 회담장인 2층으로 올라간다. 리모델링을 거친 회담장은 정문 입구를 통해 남북 양측이 동시 입장을 할 수 있게 했다. 원래 남측은 왼쪽, 북측은 오른쪽 가운데 출입구를 통해 각각 입장하는 구조였던 것과 다르다.

회담장 입구에서 볼 때 타원형의 대형 테이블 너머 벽쪽에 단상이 있다. 양 정상은 여기서 또 한 번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한다. 배경그림은 '금강산 화가'로 이름난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다. 원래는 한라산 그림이 걸렸던 곳이다. 금강산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라는 의미가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도 암시한다.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테이블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는 뜻이다. 타원형의 테이블은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다. 양 정상이 마주앉는 테이블 가운데의 폭은 2018년을 상징하는 2018mm다.

테이블 좌우 양쪽 각 7개씩 14개의 의자가 놓였다. 가운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의자는 나머지보다 조금더 크고 등받이가 높다. 한국 전통 문양을 응용했고, 한반도의 모양도 새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장 의자 수는 당일 실제 회담 참석자 수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남북 실무진은 이날 판문점에서 합동 리허설을 진행했다. 김상균 우리측 수석대표(국정원 2차장)와 김창선 북측 단장 등 양측 관계자들은 실전처럼 회담 전후 상황을 점검하고 각종 시설을 확인했다. 전날 우리측의 1차 리허설에서 문 대통령 등 우리 측 일정과 동선을 점검했고 이날은 북측과 함께 구체적 시나리오를 확인했다. 특히 중계 카메라 각도와 조도까지 면밀하게 점검했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만나는 시각 햇빛의 세기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관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오후 3시(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약 1시간 동안 만났다. 두 사람은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다음달 중순에는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협의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 준비상황, 특히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달성을 위한 양국 간 긴밀한 공조 방안에 대해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이) 의견 조율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전날 비밀리에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미 정상의 잇단 통화와 만남은 6월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전 한미 공조를 두텁게 하기 위한 취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 실장이 지난 12일에 이어 약 2주만에 볼턴 보좌관과 만난 데에 "남북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경제 총력'을 선언한 것 관련,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경제 문제가 별도로 의제화 안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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