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硏, 김문수 > 안철수"…멀어지는 단일화

[the300]金, 한국당 콘크리트 지지율 흡수…安지지율 등락이 변수

강주헌 기자 l 2018.04.26 16:37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왼쪽),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사진=이동훈 기자


6·13 지방선거 최대 관심 지역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유있기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간 2~3위 싸움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수 주도권 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선 안철수 후보가 김문수 후보에 비해 다소 앞선 결과가 다수다. 안 후보도 이를 근거로 '야권 대표 선수'를 자처하며 자신으로 단일화를 유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두 후보 간 단일화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당에 따르면 최근 여의도연구원 자체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두 후보 모두 20%대로 박원순 시장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지만 김 후보가 안 후보를 한 자릿수대 차이로 앞질렀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자유한국당 핵심 당직자는 "김 후보 지지율은 한국당 자체 여론조사로 측정한 당 지지율 20%p중반과 거의 같게 나온다"며 "한국당 콘크리트 지지율을 김 후보가 그대로 흡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내에서는 김 후보가 '해볼 만한 대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에 앞장서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

 

한국당 수도권 한 의원은 "한국당이 '김기식 사퇴'를 관철시키고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면서 "한국당이 민주당과 양대구도로 대결하는 분위기인 반면 바른미래당은 존재감이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보수적인 안보관·대북관 등을 어필하며 선명한 색깔로 '보수 표' 잡기에 힘쓰고 있다. 김 후보는 한국당 일정에 참여할 때마다 "청와대의 주사파 세력이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25일에 선거 슬로건으로 '서울은 자유다'로 정했다.

 

김 후보 개인에게도 서울시장 선거 2위를 차지해도 결국은 '이기는 싸움'이 될 수 있다. 대선후보까지 지낸 거물급 정치인 안 후보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선다면 정계 복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당의 생존기로가 걸려 있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또 당이 내홍에 휩싸이는 악재를 만났다. 노원병·송파을 등 선거구 관련 당내 공천 문제로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 후보 간 계파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선거일 전까지 안 후보의 지지율 등락이 변수지만 김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처럼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엇비슷하고 한쪽의 반등이 없는 이상 끝까지 완주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거라는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투표일 2주 전까지가 단일화의 데드라인"이라며 "그 이후로는 선거 비용이 많이 발생해 그 비용 때문이라도 선거를 완주해야 되는 상황이 생겨 단일화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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