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개막전 '김경수 vs 김태호' 맞장…"경남 경제 살리겠다" 한목소리

[the300]8일 관훈토론회서 맞대결…김경수, 드루킹 사건에 "당당하고 떳떳"

조철희 기자 l 2018.05.08 12:21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왼쪽)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18.5.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남도지사 선거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이후 처음으로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8일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두 후보 모두 "경남 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이 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2시간 동안 열린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인식공격 등을 자제하고 상대 의견에 귀기울이며 '한팀'이라고 강조하는 등 선거전 초기 페어플레이를 선보였다.

경남도지사 선거는 6·13 지방선거에서 가장 관심이 큰 지역 중 하나다.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 정치 지형 전체가 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두 후보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 경남 김해을에서 맞대결을 벌인 이후 6년 만에 재대결이라 더욱 큰 관심을 모은다.

◇김경수 "특검보다 더 한 것도 받겠다"=김경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와 토론회 패널들로부터 잇따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우선 "지난 한 달 참 고단했지만 어렵고 힘든 만큼 지지와 격려도 늘어나고 있음을 현장에서 도민들을 만나며 확인했다"며 "그 지지는 이번 선거에 대한 경남도민들의 큰 기대와 관심 덕분이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그는 야당이 요구하고, 여당도 수용키로 한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특검 아니라 특검 더 한 것도 당당히 받겠다"며 "더 이상 야당이 이 문제를 정치공세의 장으로 삼지 말고 야당도 책임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명명백백하게 무엇이 문제인지, 불법이 있었는지 밝혀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어떤 협조도 다 하고, 조사도 다 받겠다"고 밝혔다. '드루킹 특검'의 조사 범위와 관련해서는 "그 어떤 불법도 조사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며 "불법이 확인되면 응분의 책임은 당연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실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이 500만원 금품을 수수하고, 비록 그 사실을 안 직후 반환을 지시해 사직서를 받는 조치를 했으나 직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책임은 당연히 국민들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건의 진행 상황들과 관련해 지금도 떳떳하고 거리낄 것이 없다"며 "오히려 이 사건을 정치공세의 장으로 삼고, 선거가 다가오니 의혹을 부풀려 제기하는 정치권의 행태도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드루킹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네이버를 포함한 포털들의 독과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문제는 드루킹 뿐 아니라 다양한 불법이 포털에서, 포털 댓글 문화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민간 홍보 회사에 용역을 줘 매크로로 정책을 홍보하게 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개선책을 논의해야 한다"며 "중소 언론사들의 문제 등 이해관계 상충을 포함해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비정상적인 댓글 문제를 개선하고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경남 지역 공약과 관련해 '신경제 지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경남은 제조업이 무너지는게 핵심적인 위기 요인"이라며 "기존 제조업이 새롭게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좋은 일자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기존 산업을 강화해 경제를 일으켰듯이 우리도 제조업 르네상스가 필요하다"며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기존 제조업 살리기 위해 민생경제혁신특별회계를 도입하고 도지사 직속 경제혁신추진단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남은 태평양의 바다와 동북아 대륙이 만나는 사람과 물자가 오고가는 출발점으로 한반도 평화와 더불어 남부내륙고속철도, 서부경남 KTX, 혁신도시, 항공우주산업은 등이 경남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토론회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자주 언급했다. 그는 "나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고, 문 대통령의 참모이자 파트너였다는 점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두 대통령과 국정운영의 큰 그림 함께 그렸다"고 말했다. 그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봤다"며 "이제는 도정만이 아니라 국정의 큰 경험을 대통령과 함께 나눴던 사람이 경남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보수 변화해야"…홍준표에 쓴소리도= 김태호 후보는 보수의 변화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맥락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체제에 쓴소리도 했다. 그는 "홍준표 체제에 대한 평가가 양쪽으로 갈리지만 분명한 하나는 이런 모양으로 자유한국당이 가서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최근 남북정상회담 평가 발언에 대해서는 "표현이 거칠었다"며 "계속 (북한에) 속았으니 믿을 수 없다는 태도는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지금까지 보수의 스펙트럼은 변화해야 한다"며 "보수가 가진 헌법질서 수호, 조국 수호, 국민의 안전과 경제적 성장 이런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도 보수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특정 지역, 남북 이데올로기, 대기업과 고급관료에 기대는 시대는 지났고, 다 불리하게 됐다"며 "국민을 향해 결과로 보이지 않으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기존 보수 지지층을 인식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싸는 발언도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봄을 이야기하고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는 이 시간에 두 전직 대통령은 감옥에 갇혀 있다"며 "마음이 너무 무겁고, 나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부분만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두 분도 애국심 만큼은 누구보다 안뒤진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권력에 취하고 지지율에 취하는 순간 공익적 책임감이 약해지고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며 "권력은 견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제1당이고 탄핵 정국에서 대선에서 크게 이겼다"며 "이번 지방선거도 압승을 호언장담하고, 벌써 권력과 지지율에 취해 오만한 모습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다"며 "국가도 균형이 중요하고, 균형이 깨지면 국민도 국가도 불행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일자리 도지사'임을 강조했다. 그는 "경남 제조업에 새로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해야 일자리가 늘 것"이라며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 등 기존 조선업은 인력 싸움이니 중국에 내주고, 쇄빙선 등 특수선 쪽으로 특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들의 세금을 낮춰주는 등 새로운 창업 기지 육성을 의욕적으로 하는 등 경남형 창업 기지를 만들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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