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회담 열릴지 봐야"-文대통령 "이번엔 달라"

[the300]한미 정상회담, 北 불안감 해소 논의.."차질없는 북미회담에 최선"(종합)

워싱턴DC(미국)=김성휘 기자 l 2018.05.23 05:1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8.5.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낮(미국 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미 정상은 북한이 가질 수 있는 체제 불안감의 해소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될 것"이라며 북미 회담의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도 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태도가 변했다는 불편한 심기를 함께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부터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하며 미국 일각의 북미정상회담 성사 회의론을 반박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단독회담, 캐비닛룸에서 참모들이 배석한 오찬 겸 확대회담을 잇따라 열었다. 한미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이 보인 한미 양국에 대한 태도에 대해 평가하고, 북한이 처음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천명한 뒤 가질 수 있는 체제 불안감의 해소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양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정상회담 이후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 북미회담 연기나 취소 가능성을 열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도록 하자는 데 전혀 이견이 없다"며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 관점(의 차이)이지,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해야 된다 아니다 라는 의견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도보다리 등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나 나눈 대화, 그밖에 여러 정보를 통해 가진 견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대목이다. 또 북한이 비핵화를 해도 체제를 보장받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한미간 조율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이 과연 실현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과거에 실패해 왔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과거와 다르게 보는 이유로 "지금까지 북미 간에 여러 번 합의가 있었지만 정상들 간에 합의가 도모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라며 "더구나 정상회담을 이끄는 분이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의 극적인 대화,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 관련, 앞서 단독회담장에서 한미 기자들과 가진 문답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3국과 다 내가 대화를 했다"며 "이 3국 모두 북한을 도와서, 북한을 아주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아주 많은 지원을 지금 약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안전하고(safe) 행복하며(happy), 북한 주민들은 부자가(rich) 될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미일 3국의 협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사전협의가 있었던 건 아닐 것"이라며 "(한미) 양 정상간에도 완전한 비핵화 이루면 밝은 미래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이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것인지 트럼프 대통령 구상을 말한 것 아닌가 한다"고 풀이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존 볼턴 미 NSC 보좌관 등 한반도 관련 미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인사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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