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한미정상회담 평가…지방선거·경협 영향은?

[the300] "지방선거, 북미정상회담 기대 '선반영'…한미정상회담 영향 미미할 것"

이재원 기자 l 2018.05.23 15:11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미정상회담의 교두보 격인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정치권의 평가가 엇갈린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직후 각 부처에서 준비한 남북 경제협력(경협) 사업의 향후 전개와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차질 없는 개최에 의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북측의 회담 개최 의지를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말한 것은 우려를 남겼다.

◇ 남북관계 다시 순풍…"과열된 경협, 신중히 접근"=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남북관계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두 정상이 비핵화 후 북한의 체제 불안감 해소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만큼 북한에서도 협조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여당 의원은 "존 볼튼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강성 발언으로 북한이 경계심을 품으면서 잘 흘러가던 남북 문제가 덜컹거리지 않았느냐"며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의 완전한 비핵화에 따른 체제보장 원칙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긍정적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를 근거로 순식간에 얼어붙었던 남북 대외교류 사업 추진이나 경제협력(경협)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한 국토위 소속 의원은 "남북관계가 다시 냉각되면서 지난 정상회담 이후 준비되던 사업들도 동력을 상당부분 잃은 것으로 안다"며 "다시 관계 정상화 움직임이 있는 만큼 이같은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과의 경협에 대해서는 순풍 속에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여당 다선 의원은 "지난번 (남북정상)회담 직후에도 정치권, 정부, 언론 모두가 흥분한 상태로 경협에 관심을 가지다 찬물이 끼얹어지지 않았느냐"며 "이번 회담으로 다시 훈풍이 불기는 하지만 침착하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 확인에도,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번 북의 몽니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북을 대변하길 바라고 벌이는 수십년 묵은 상투적인 쇼"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이 어떤 합의를 했는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 간 완벽하게 조율이 됐는지 불확실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 지방선거, 남북정상회담 효과 '선반영'…"이번 회담은 미미할 것"=여야 모두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가 지방선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결정된 사항과, 앞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들을 확인하는 수준의 회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의제들을 미국과 공유하는 자리였다"며 "추후 있을 북미정상회담을 대비하고, 확인하는 자리인 만큼 민심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당 역시 정상회담보다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등이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다. 한 한국당 의원은 "문 정부의 대북 외교는 이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 아니냐"며 "지방선거에서는 이 외에 아무 성과가 나지 않는 경제정책이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등이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의 한 보좌진 역시 "지방선거 국면에서 볼 때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과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에 이미 '선반영' 된 상태"라며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는 지방선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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