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만들어야 표 얻는다"…6·13선거 '학교주차장' 공약 쏟아져

[the300][이주의법안]②이준석 노원병 후보 "상계동 주차난, 학교주차장으로 해결"…이용자는 저렴한 요금에 환호

조철희 기자 l 2018.05.25 04:21

학교 운동장 지하나 노외에 설치된 공영주차장이 도심 주택가 주차난의 해결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휴 시간에 개방되는 공공기관이나 상업시설 주차장보다 편리성과 접근성이 높은 게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주차장을 만드는데 별도의 용지 매입 비용이 들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주차난 해소 대책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국회에서도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학교를 포함한 시설들의 유휴 주차장 개방 시 국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공유주차장 지원법'(주차장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입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서울에선 현재 강남구, 관악구, 금천구, 중랑구 등에서 30여 곳의 학교공영주차장이 운영 중이다. 주민들 사이엔 편의성과 안전성을 두고 다소 엇갈린 의견이 있지만 공간이 넓고 효율성이 높아 주차난 해결 방안의 1순위로 꼽힌다. 다음달 13일 예정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한 후보들 사이에서도 학교공영주차장 신설 공약이 많다. 광역 단위보다 기초자치단체나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관련 공약들이 쏟아졌다.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는 상계동의 심각한 주차난과 통학 안전을 학교공영지하주차장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상계동은 주차공간이 세대당 0.3~0.5대 수준이다. 3300세대인 보람아파트의 주차공간은 990칸에 불과하다. 1988년 상계동 아파트 단지가 설계될 때부터 주차공간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이 후보는 "상계동에 주차장을 신설하는 것은 학교를 활용하는 방법이 유일하다"며 "그 외의 부지는 대개 공유지가 아닌 사유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문제 우려에 대해 "세심한 설계를 통해 해결 가능하다"며 "차량 출입구를 학생들의 통행 방향과 정반대 방향으로 설계하고, 주차장과 학생들의 학습공간을 엄격하게 분리해 외부인의 침입이나 사고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70만명이 넘는 경기도 안산시의 시장 선거에서도 여야 후보들은 일제히 학교 주차장 공급 확대를 공약했다. 주거지 인근에 있는 학교 운동장을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방안과 학교 운동장 지하에 복합주차장을 건립하는 공약들이 나왔다.

이용자와 주민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초등학교 지하공영주차장 이용자는 "5분당 300원으로 강남에서 여기만큼 주차비가 싼 곳은 없다"며 "대치동 학원가 주차가 어려운데 이곳을 이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학교공영주차장은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이 최대 강점으로 서울 중랑초등학교 노외공영주차장의 경우 5분당 100원, 1시간 1200원. 24시간 월 5만원, 주간 오전 9시~오후 7시 월 3만원, 야간 오후 7시~오전 9시 월 2만원이다.

그러나 학교공영주차장을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는데 역시 학생들의 안전 우려 때문이다. 서울 관악구 한 학교공영주차장 인근 거주 주민은 "얼마 전 초등학교 인질극 사건도 있었지만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 운동장 지하주차장에 이런저런 사람들이 왔다갔다고 생각하면 좀 무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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