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4기' 오거돈…"지방권력 교체, 이번에는 해볼 만해"

[the300][6·13지방선거 the라이벌]④-1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부산=백지수 기자 l 2018.05.30 04:30

편집자주 문재인정부 출범 1년 만에 6·13지방선거를 맞는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라이벌'을 형성한 주요 후보들이 분주히 뛰고 있는 현장을 찾아 지역 발전을 위한 비전과 선거 승리를 위한 각오를 들어봤다



"저기 현수막 보입니까?"


전국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지난 24일 오후 부산 최고 번화가 서면의 도로 위,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차 앞유리 풍경을 가리켰다. 손 끝이 가리킨 것은 서면역 앞 빌딩 유리창에 붙은 커다란 파란색 현수막.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맞잡은 그의 모습이 '시장을 바꿉시다!'라는 문구와 함께 적혀 있다. 그 옆 큰 빌딩 유리벽에는 '라이벌' 서병수 자유한국당 부산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도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듯 했다.

부산 서면역 인근 건물에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좌)와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 현수막이 나란히 붙어 있다. /사진=백지수 기자


선거 현수막을 자랑하는 오 후보 눈빛에서 결의가 느껴졌다. 현수막이 내걸린 빌딩이 바로 오 후보의 선거사무소이자 지난해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선거사무소였다. 캠프 사람들도 선거사무소에 대해 "터가 좋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 후보가 선거 사무소로 향하는 길에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동행했다. 그는 "지금 부산에서 할 일은 30년 동안 계속돼 온 부산의 정치 권력을 교체하는 것"이라며 "이번엔 해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30년간 보수 차지 '부산'서 이뤄낼 文정부의 성공 =  단지 부산시장이 되는 게 오 후보의 목표는 아니다.  선거 승리가 갖는 의미는 적잖다. 전통적으로 보수당 세가 강했던 부산에서 정치 지형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신호탄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이끌 시작이기도 하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려면 지방 권력도 같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부산 내 기초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원 중 민주당 소속 인사는 없었다. 민주당이 부산 내 풀뿌리 권력을 바꾸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도를 만드는 게 오 후보의 목표다.


그는 "문 대통령이야말로 부산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며 "그래서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건설'을 저도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말했다.


오 후보만의 생각은 아니다. 민주당 지도부도 부산에서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 


다음날(25일)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오 후보의 사무실을 찾았다. 민주당이 중앙선대위를 출범시키고 첫 일정으로 찾은 곳이 부산이었다. 추 대표는 "부산에서의 승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루려 했지만 이루지 못한 '지역 감정의 완전한 극복'이라는 꿈에 방점을 찍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오 후보를 응원했다.

지난 24일 부산에서 만난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백지수 기자


◇"최고의 부산 전문가" 자부하며 '3전4기'=오 후보는 이번이 부산시장 선거 네 번째 도전이다. 그와 동행한 지난 24일에도 그는 오전 일찍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일찌감치 마치고 공식 선거운동에 나섰다. 그는 "기왕에 후보 등록하는 것이라면 일등으로 등록해서 일등으로 당선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훨씬 일찍부터 부산 민심 잡기에 나섰다. 70여일 동안 부산 구석구석을 훑으며 민생대장정을 다녔다. 사람 많은 행사장보다 시민들의 삶의 터전을 찾았다. 그는 "민생대장정을 하며 만난 시민들 모두 크고 작은 꿈들을 갖고 있더라"라며 "시장이 가져야 될 꿈은 바로 그 꿈을 실현시키는 데 힘을 보태주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부산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시민의 염원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최고의 부산 전문가"라며 항만물류산업 등 해양산업을 기반으로 경제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처럼 시장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시장실에 상황실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경쟁자이자 현 시장인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는 복지·도시재생 사업인 '다복동 사업'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 자치로 이뤄져야 할 사업을 관이 주도해 실패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주민자치 역량과 의지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이 싱가포르처럼 작지만 강한 도시국가를 지향해야 한다"며 "시민들에게 지방 권력을 더 돌려줘 더 강력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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