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공화+민주 있어야 간판 걸었다..요즘은 '더불어' '바른'

[the300]김성태, 한국당 사실상 '재창당' 선언에 당명의 역사 재조명

강주헌 기자 l 2018.06.19 14:50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사실상 '재창당'을 시사하면서 당명 변경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김 권한대행은 18일 중앙당 해체 선언을 하면서 "마무리작업으로 당 간판에 새 이념과 가치를 담는 새로운 이름으로 (당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당은 당의 개혁과 이미지 쇄신을 위해 당명을 변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낮은 지지율로 열세인 상황에서 '과거와의 단절'을 통해 반등을 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보수의 전유물? '자유'와 '공화'=이번에 당명이 바뀐다면 지난해 2월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지 약 1년 반 만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공천갈등 등의 이유로 참패한 데 이어 그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추락한 새누리당은 재탄생의 명분 하에 당명을 변경했다.

 

보수진영 정당에서 자주 쓰인 단어는 '자유'다.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 자유당에 처음 쓰였고 1990년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의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출범하면서 재등장했다. 이후 김종필 주축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회창‧심대평 주축의 자유선진당 등때도 사용됐다.

 

합의에 의한 정치를 뜻하는 '공화'라는 단어도 5번 쓰였다. 공화당, 민주공화당, 신민주공화당 등이 예다. 민주공화당은 보수 계열 정당의 뿌리로 평가받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집권여당이다. 1961년 박 전 대통령과 함께 5·16군사정변을 주도한 김종필 준비위원장, 정구영 총재를 필두로 1963년 2월 창당했고 유신체제 때까지 유지됐다.

 

◇제일 많이 쓰인 단어, '민주'=선관위가 만들어진 1963년부터 현재까지 등록한 정당 204개 중 정당명에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민주'다. 모두 42번이 등장했다.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1조 민주주의 원칙이 명시된 만큼 정당이 가장 선호하는 단어다.

 

'민주'는 특히 김구, 신익희, 조병옥으로 출발한 민주당계가 즐겨 사용했다. 민주당계 정당의 신한민주당 이민우 총재에 반대해 각자의 길을 가게 된 김영삼, 김대중 당시 총재가 만든 정당(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도 모두 '민주'를 당명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야당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엔 민주공화당,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신군부 시절엔 민주정의당(민정당)이 존재했다.

   

◇새로운 당명은 무엇일까=사회통합이 국가적 주요 이슈로 부각됐던 1990년대 중반기부터는 지역통합적 정당명이 인기를 끌었다. 주류 보수에서 사용한 한국(신한국당), 나라(한나라당), 누리(새누리당)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계도 국민회의(새정치국민회의)라는 통합적 요소가 담긴 당명을 썼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보수계열에 많이 쓰인 '자유'와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한국'을 하나에 담았다.

 

19대~20대 국회에서 정당 이름의 트렌드는 수식어로 꾸며주는 단어를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 지금은 합쳐진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의 '국민의', 바른정당의 '바른'은 모두 수식 관계로 당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같은 흐름은 각 정당이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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